“세계 소프트웨어(SW) 시장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주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마드라스체크도 국내서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로 나갑니다. 세계적 SaaS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정보통신 미래모임)'에서 이 같은 포부를 전했다.
이 대표는 2009년 핀테크 기업 웹케시에 입사해 제품 매니지먼트 팀장 등을 역임하다 2015년 마드라스체크를 창업했다. 마드라스체크는 협업툴 '플로우'를 서비스하며 명실상부 국내 대표 협업툴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영국에 지사를 설립,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세계는 SaaS가 대세…온프레미스까지 지원
이 대표는 정보기술(IT) 업계에 발을 내딛은 후 인상적인 인수합병(M&A)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다음·카카오', '어도비·피그마' M&A다.
그는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사건은 산업이 모바일로 바뀌고 있다는 이정표를 보여준 큰 M&A였다”고 말했다.
이어 “어도비가 지난해 디자인 툴 피그마를 30조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수하면서 피그마를 고평가했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어도비로서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어도비가 클라우드와 SaaS로 전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채우지 못한 부분을 피그마가 대신할 수 있어 어도비 입장에선 실보다 득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어도비 M&A 사례를 통해 글로벌 SaaS 시장 흐름을 읽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도비뿐만 아니라 지난해 글로벌 IT 분야 M&A 빅딜 10개 가운데 4개가 SaaS 관련된 비즈니스였다”며 “비용, 리소스, 다양성 등을 이유로 SaaS 솔루션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세상은 SaaS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마드라스체크 협업툴 '플로우'는 SaaS뿐만 아니라 온프레미스(구축형)까지 지원한다는 점이 차별점이자 강점이다.
이 대표는 “기업 고객 대부분이 SaaS를 사용하지만 일부 대기업이나 금융권 등은 온프레미스 요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고객 맞춤형 지원을 하다보니 오히려 고객 아이디어로 기능이 추가된 것도 많고 이로 인해 차별화된 기능도 많이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온프레미스 지원 덕분에 경쟁에서 이기는 경우가 늘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개발에 투입하게 된다”며 “이렇게 확보한 신규 기능으로 영업에서 다시 유리한 고지를 점해 고객을 유치하는 등 성장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국내 성공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 첫 발
이 대표는 사업 시작 후 회사 소개서에 꼭 담고 싶은 소개 페이지 두 장이 있었다.
그는 “하나는 우리나라 산업별 대표기업 도입 사례(레퍼런스)를 소개하는 페이지와 다른 하나는 세계 사용자의 국가별 레퍼런스였다”며 “국내는 어느정도 페이지를 채웠고 이제 세계 레퍼런스를 채워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마드라스체크 플로우는 8년간 빠른 속도로 국내 협업툴 시장에 자리잡았다. 4500여개 이상 국내 기업이 플로우를 도입했고 매달 200여개 새로운 회사가 제품을 구독한다. 제조, 유통, 금융, 건설,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등 분야별 굴지 대기업이 플로우 고객사다.
이 대표는 “그동안 국내에서만 사업을 했는데 이미 20여개국에서 플로우를 유료로 사용중이었다”며 “대부분이 국내 기업의 해외지사로 진정한 의미에서 외국 기업 고객이라 보기 어려웠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마드라스체크는 지난해 영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영어로 제품 관련 모든 것을 다시 만들고 소통하다보니 언어만 해결되면 장벽이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플로우는 '모닝메이트'라는 이름으로 해외 시장에 새롭게 출시됐다. 베타 서비스를 거쳐 정식 출시된 지 석 달이 지났다.
이 대표는 “현재 60개 이상 국가에서 모닝메이트를 사용 중”이라며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뿐만 아니라 영어권 많은 국가에서 승산 가능성을 봤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내 중견기업 규모 SW회사가 몇 몇 있지만 어느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국내 첫 글로벌 SW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해외 사업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제품 완성도 중요…보안·AI 등 신기술 지속 보완
글로벌 협업툴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에 비해 2021년 협업툴 사용이 44% 증가했다. 미국 협업툴 시장은 2022~2030년까지 연평균 9.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제품 완성도가 중요하다.
마드라스체크는 인공지능(AI) 기능을 플로우에 꾸준히 담고 있다.
이 대표는 “구글은 검색하지 못하지만 사내 정보를 다루는 플로우는 업무 관련 다양한 인사이트를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며 “누가 우리 회사에서 제안서 작성 전문가인지, 이번주까지 해야 하는 주요 업무가 무엇인지 등 정보를 제공해 직원 효율을 높이는데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록 요약이나 업무 정리 등 챗GPT 도입으로 해결 가능한 부분을 발굴하고 기능도 접목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주요 정보를 다루는 협업툴에서 보안은 중요한 요소다. 특히 최근 챗GPT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회사 주요 정보 유출을 고민하는 기업도 늘었다.
이 대표는 “챗GPT 도입으로 인한 기업의 보안 고민을 해결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라며 “기본적으로 관리자 공개 권한 설정부터 다운로드·캡쳐 이력관리, 텍스트 복사 방지, 데이터 암호화, 투 팩터 인증, 중복 로그인 제한 등 기업 고객이 설정 가능한 다양한 보안 요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전한 협업툴 사용을 위해 보안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보안 관련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보안성 강화에도 지속 투자할 것”이라며 “글로벌 협업툴 제품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더 나은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신기술도 지속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