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마이데이터, '1사 1000만'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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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 빅테크가 마이데이터 사업 출범 1년 반만에 1000만명 가입자를 확보했다. 금융 마이데이터가 국민 서비스로 안착하는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과금 논의 등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정교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스 마이데이터 가입자는 올 상반기 1000만명 중반대에 육박했다. 이는 전 금융업권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2022년 서비스 시작 이후 빠르게 마이데이터 가입자를 늘려왔다”면서 “마이데이터 가입자가 카드, 대출 등 관련 서비스로 이동하는 현상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역시 상반기 기준 마이데이터 가입자를 1000만명 확보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6월 기준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 1000만에 다다른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연내 1000만 가입자 확보가 유력하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7월 기준 이 회사 마이데이터 가입자는 누적 850만명으로 지난 달에만 75만명이 신규 가입했다. 연내 1000만명 돌파가 충분히 가능한 추세다. 마이데이터 가입자가 카드, 대출, 보험 등 관련 서비스로 옮겨간 '전이 수준'도 지난해 6월에 비해 155% 증가했다. 마이데이터가 '플랫폼 안의 플랫폼'으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금융서비스 MAU 증가와 페이앱의 성장 가속 시너지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I 방식 금융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는 2022년 1월 시작됐다. 이용자들은 마이데이터 인가를 받은 플랫폼에 은행, 보험, 증권사 등에 흩어져 있는 본인 금융·신용정보를 모아 한눈에 관리할 수 있다. 금융 소비자는 채널을 단일화 할 수 있고, 사업자는 이용자를 플랫폼 안의 다른 금융 서비스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됐다.

핀테크 관계자는 “출범 2년도 안 돼 금융마이데이터 '1사 1000만명' 시대가 열린 것은 서비스 효용성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중복 이용자를 제거해도 금융·소비 활동을 하는 실질 인구를 감안하면, 대상자 중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쓰는 국민 서비스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안착 수순에 들어가며 '과금'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정보제공기관과 활용기관 사이 과금 체계가 완성되지 않았다. 전통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정보제공기관은 정보제공에 든 물적, 인적 비용을 과금에 충분히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핀테크 업계를 중심으로 한 활용기관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정선에서 과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024년부터 과금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1회를 기준으로 정기적으로 정보를 전송하는 경우에만 과금하는 방식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1000만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 플랫폼은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빅테크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가입자 확보가 곧바로 기업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용자 호응을 기반으로 빠른 시간 내에 안착한 서비스가 무리한 과금으로 고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