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가 자처한 황현식, LG유플 이끄는 '소통 리더십'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왼쪽 두번째)가 지난달 용산 사옥 식당에서 사내 부부 직원 5명과 'CEO런치타임'을 함께하는 모습.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왼쪽 두번째)가 지난달 용산 사옥 식당에서 사내 부부 직원 5명과 'CEO런치타임'을 함께하는 모습.

LG유플러스가 최고경영자(CEO)와 직원간 열린 토론을 통해 조직 문화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황현식 대표는 세대 차이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사내부부 고민을 상담하는 등 직원들과 소통의 벽을 허무는데 앞장서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황 대표 주도로 'CEO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시작했다. CEO와 구성원이 기업 문화 발전을 위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사내 소통 프로그램이다. 조직 문화에 대한 다양한 구성원 의견을 청취하고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일년에 두 번씩 진행 중이다.

최근 '세대 간 이해와 협업'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황 대표와 기성세대·MZ세대 직원 8명은 강당에 모여 서로 세대를 대표해 경험을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직원들이 회식과 복장 자율화에 대한 세대 차이 의견을 털어놓자 황 대표는 “크게 보면 '세대 차이'도 존재하지만 그 안에 '사람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갈등 대부분은 개인 문제에서 비롯되며 갈등이 생겼을 때는 대화를 통해 풀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회자된 근무 중 이어폰 착용에 대해서도 직원들은 “양 세대가 바라보는 입장 차이가 모두 이해가 된다. 다만 갈등이 더 심해지기 전에 세대간 대화를 통해 조직 내 가이드가 정립돼야 할 것 같다”며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대표와 직원이 취미와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CEO런치타임'도 열렸다. 작년 3월부터 현재까지 약 170명이 각 회차마다 다른 주제로 참여했다. 이번 회차에서는 사내부부 직원 5명이 참여해 사내 부부만이 공감할 수 있는 고민을 쏟아냈다.

부부상담가를 자처한 황 대표는 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좋은점도 나쁜점도 있겠지만 공통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일하는 사이클이 비슷해 같이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단점보다는 장점이 확실히 많다”고 격려했다.

한 직원이 “사내 부부에게 사내 어린이집 이용 우선권이 있어 좋다”고 장점을 언급하자 황 대표는 “사내 부부는 운명공동체로 가정을 위해 진심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다”며 “회사가 잘 돼야 우리가 잘된다는 생각으로 일할 수 있어 좋다”고 화답했다.

LG유플러스는 매 토론마다 영상으로 촬영, U+배움마당을 통해 모든 임직원에게 공개한다. 황 대표도 “그동안 보고 형식으로 전달받던 내용을 직접 토론에 참여해 얘기를 나누게 돼 좋다”며 소통 취지에 적극 공감했다.

성과도 이어졌다. 앞서 5월에는 '호칭'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해 리더를 중심으로 수평 조직 운영을 위한 '님 호칭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었다. 열린 토론 외에도 인사나 복리후생 등 다양한 애로사항을 사내게시판에서 익명 수렴해 제도화하는 'CEO 소통 핫통' 코너도 운영 중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