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가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단수 후보로 낙점했다. KT가 가진 차세대 통신 인프라 경쟁력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전환(DX)을 가속화,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결정이다. 김 후보자는 이달말 주주총회를 거쳐 KT CEO로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KT 이사회는 4일 오전 차기 CEO 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김 전 사장을 차기 CEO 단수 후보로 선임했다.
김 후보자는 1959년 경북 문경 출생으로, 경북사대부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 후보자는 1984년 옛 LG그룹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LG상사 미국법인 관리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을 역임한 뒤 2003년 경영관리부문장으로 LG CNS에 입사해 하이테크사업본부, 솔루션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2014년 LG유플러스로 옮겨 최고재무책임자(CFO)로 1년간 재직했다. 당시 LG유플러스 CEO는 KTF·KT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상철 전 부회장이다. 김 후보자는 이후 2015년 11월 LG CNS 대표이사에 선임돼 7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김 후보자 재임기간 LG CNS는 2015년 영업이익 839억원에서 2022년 3854억원까지 성장했고, 매출 4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김 후보자는 시스템통합(SI) 업계 연봉 킹 자리를 줄곧 유지했다. LG CNS의 성장 뿐만 아니라, LG그룹 전체의 DX를 주도했다.
김 후보자는 재무전문가이지만, 통신과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다. LG CNS 시절 연공서열 관행을 깨고 기술중심 역량서열 DNA를 정착시키는데 주력했다. '숫자'를 맞춰 성과를 내는 재무통들과 달리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을 내다보고 과감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실제 그가 LG유플러스 CFO로 일하는 동안 LG유플러스는 3세대(3G) 이동통신을 건너뛰고 4G 롱텀에벌루션(LTE)에 과감하게 투자해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김 후보자는 KT에서도 이같은 경영경험을 살려 KT가 경쟁력을 보유한 초연결 인프라 장점을 극대화하고, DX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비전을 어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KT와 이해관계가 적은 외부 출신으로 과감한 개혁을 하는데 있어서도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관측된다.
KT 이사진은 김 후보자의 이같은 경쟁력과 비전이 KT CEO로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후보자가 차기 KT CEO 단수후보로 추천되면서 KT는 8월말 주주총회를 열고 김 후보자를 승인할 예정이다. 김 후보자가 주주총회에서 참석지분 60% 지지를 얻으면, CEO로 최종 확정된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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