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계절과 상관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51도라는 '생명이 살아남을 수 없는' 폭염이 덮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상 기후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구로 오는 태양 에너지의 일부를 차단하는 '태양지구공학'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이스트반 자푸디 하와이 대학교 교수팀은 지난달 31일 지구로 오는 태양빛을 가리기 위해 차양막(shade)을 우주에 설치하는 방법을 담은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했다.
탄소가 지구 온난화와 관련 있는 이유는, 우주로 방출되어야 하는 태양빛을 지구에 가두기 때문이다. 이에 자푸디 교수는 태양빛이 애초에 우주에서 차단되도록 지구에 그늘을 만들어주자고 제안했다.
자푸디 교수는 거대한 차양막을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라그랑주1(L1)에 보내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론적으로 차양막이 충분한 크기라면, 이 위치에 설치된 차양막은 약 1.7%의 태양 복사 에너지를 차단할 수 있다. '기후 재앙'을 막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문제는 차양막을 설치하는 방법이다. 이에 자푸디 교수는 따로 쏘아 올린 탐사선과 기구가 결합하는 것처럼, 차양막을 단독으로 쏘아 보내면 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차양막을 고정할 균형추 로켓을 별도로 발사할 필요 없이 우주에 있는 소행성을 이용하면 된다. 소행성에 차양막을 고정하겠다는 아이디어다.
자푸디 교수는 “하와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낮 동안 걸어 다닐 때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우산을 사용한다”며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방법이지만, 당장은 실현 불가능한 이유가 하나 남아있다. 현재 인류의 능력으로는 우주로 발사 가능한 무게가 50여 톤(t)에 불과하다는 것. 그가 제안한 차양막은 3만 5000톤이다.
하지만 그는 “하나의 큰 차양막을 보낼 수 없다면 여러 개의 작은 차양막을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 방법이 10년 안에 실현 가능한 설계”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