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발견된 3900만년 전 화석을 토대로 고대 고래를 복원한 결과 살아있을 때 체중이 최대 340t(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사상 가장 무거운 동물로 기록된 대왕고래(흰수염고래; 무게 최대 160t)의 두 배가 넘는 무게다.
2일(현지시간)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엘리 암슨 박사팀은 페루 남부에서 발견된 척추 13개, 갈비뼈 4개, 엉덩이뼈 1개 등을 분석한 결과 몸무게가 85~340t 정도 나가는 3800만년 전 고대 고래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고대 고래는 페루 남부의 사막에서 발견돼 '페루세투스 콜로서스'(Perucetus colossus; 이하 '고대 고래')로 이름 지어졌다. 약 3900만 년 전에 살았던 바실로사우루스과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이 화석은 13년 전에 발견됐지만, 페루의 수도로 옮겨지는 데만 3년이 걸렸다. 각각 100kg이 넘는 엄청난 크기의 뼈들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운반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후 과학자들은 오랜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발견된 고래라고 결론 내렸다.
과학자들은 발견된 일부 뼈 화석을 연구해 이 고대 고래가 몸길이 최대 20m, 몸무게 85~340t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역사상 가장 무거운 동물인 흰수염 고래 성체가 150~160톤 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2배가 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몸 길이는 고대 고래가 더 짧다. 흰수염고래는 25~27m, 최대 33m까지 자라는데 고대 고래는 17~20m 정도로 추정됐다. 중간값으로 비교해도 고대 고래가 흰수염고래보다 더 짧고 더 무겁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해양 포유류의 거대화 추세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450만 년 전보다 훨씬 일찍 시작됐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고래와 돌고래 등 포유류가 속한 고래목 동물의 화석은 일부 육상 동물이 바다로 돌아갔을 때 포유류의 진화 역사 기록에 매우 중요하다. 이전 기록에 따르면 이들이 바다로 돌아간 뒤 수중 생활에 적응해 몸이 커지면서 체중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래의 체중이 최대치에 도달한 것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로 추정돼 왔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고래류가 이전까지 추정해온 것보다 3000만년 가까이 더 이른 시기에 이미 수중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는 신체 특성을 갖췄고 체중 역시 최대치에 도달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다만 논문 저자인 엘리 암슨은 “아직까지 페루세투스 콜로서스의 두개골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머리 모양은 알려지지 않았다. 많은 지방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정확한 무게도 아직까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흰수염고래를 뛰어넘는 고래 고래일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