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빼앗긴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대반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러시아의 첫번째 방어선도 뚫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것을 두고 서방에서는 다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최신 정보 브리핑을 보고받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 고위관리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한 서방 고위 외교관은 “그들(서방)은 앞으로 몇 주간 진전이 있을 지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이 분쟁의 균형이 바뀔 만한 진전을 내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우크라이나 기갑부대를 훈련시키는 미군 지휘관을 유럽에서 만나고 돌아온 마이크 퀴글리 미 하원의원(민주·일리노이)은 “내가 받은 브리핑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그들이 직면한 도전을 상키 시킨다”며 “지금이 전쟁의 가장 어려운 시기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직면하고 있는 최대 난관은 러시아군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 수만 개 지뢰와 거대한 참호 네트워크로 구축한 다층 방어선이다. 이 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엄청난 손실을 입었으며, 지휘관들은 일부 부대를 재정비하고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멈춰야 했다.
한 서방 관리는 우크라이나군이 이 방어진지에서 제1선조차 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이 앞으로 몇 주간 싸움을 이어가더라도, 지난 7, 8주간 많은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고갈된 병력으로 갑자기 돌파구를 만들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 너무 어려운 조건이다”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으나 새로운 진전에 대한 희망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반격이 매우 점진적이고 느리며 어려움 또한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싸워나가고 있으며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그들(우크라이나)이 어떤 돌파구를 이룰 수 있을지는 지금 아무도 전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초기 기대와 결과 사이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서방끼리의 '비난 게임'이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전쟁이 시작된 지 1년 반 동안 견고했던 서방 동맹이 이로 인해 분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지지부진한 성과를 우리(서방)의 탓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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