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경유해 한국을 관통한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11일 오전 6시께 평양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해 소멸했다. 이 가운데 지난 8일 발생한 7호 태풍 '란'(LAN)이 또 다시 일본으로 향하면서 예상 경로와 위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기상청(JMA)에 따르면, 지난 주에 카눈으로 인해 규슈에는 한달 치 비가 쏟아져 일부 지역이 침수됐다. 여기에 란까지 일본을 향해 다가오자 큰 피해가 예상돼 태풍 대비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한국 기상청은 현재 란은 11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도쿄 남남동쪽 약 103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10km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심기압과 순간 최대풍속은 각각 940헥토파스칼(hPa), 초속 47m(시속 169km)로 강도는 '매우 강'이다.
일본은 란이 앞으로 당분간 북서진하면서 12일에는 오가사와라 제도에 접근, 강풍과 폭우, 높은 파도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다음주 초에는 일본의 주요 섬에서 폭풍우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에 따라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에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대피소 설치를 논의 중이다. 전신주와 건물 일부가 날아갈 수준의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NHK는 일부 건물에 유리창 파손에 대비해 판자를 다는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오가사와라 제도 일부 지역에는 오늘 오후 늦게까지 최대 2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24시간까지 최대 200mm의 비가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
란의 진로는 아직 불확실성이 있지만 일본 혼슈를 직격할 가능성이 있다. 신칸센을 운행하는 JR도카이는 태풍 진로에 따라서는 13∼16일께 도쿄와 오사카 사이를 달리는 신칸센을 계획 운휴하거나 운행 보류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최신 운행 정보를 확인해줄 것을 당부했다.
철도회사 JR도카이는 태풍 진로에 따라서는 13∼16일께 도쿄와 오사카 사이를 달리는 신칸센을 계획 운휴하거나 운행 보류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최신 운행 정보를 확인해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반도에 상륙한 6호 태풍 카눈이 규슈 서쪽 해상을 빠져나가 멀어지면서 가고시마현 야쿠시마 등 일부 지역에 내려졌던 피난 지시는 하나둘 해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카눈의 여파로 여전히 발달한 비구름이 유입되면서 일부 지역에는 호우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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