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집밥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라면업계는 익숙한 맛을 무기로 이전보다 과감하고 독창적인 콘텐츠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업계는 제품 고유의 소스나 시즈닝을 개별적으로 판매하면서 관련된 레시피 콘텐츠로 고객지향적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기존 라면보다 열량이 낮은 건면 등을 출시하며 현재의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SNS기반 디지털 소통능력도 트렌드를 빠르게 접목시킨 콘텐츠 유형을 활용해 젊은 층의 이목을 효과적으로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부설 더콘텐츠연구소와 상반기 라면업계에 대한 디지털 소통효과를 측정한 결과 오뚜기, 농심, 팔도 순으로 고객과의 디지털 소통 경쟁력이 높았다. 특히 라면업계는 레시피 콘텐츠 등을 활용해 블로그, 페이스북 소통채널이 타 업계와 달리 활성화돼 있고, 다양한 이벤트·프로모션 활동으로 전반적 소통경쟁력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간 디지털 소통효과 편차 또한 미미한 수준으로 하반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뚜기는 모수대비 페이스북(87.25) 활성화가 두드러지고, 인스타그램(88.89)과 이벤트·프로모션(86.77)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일관된 톤앤매너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높은 콘텐츠 퀄리티와 지속성 있는 시리즈 콘텐츠를 선보이며 콘텐츠경쟁력지수(88.90)도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며 디지털 소통효과 종합지수(87.98) 1위로 평가됐다. 라면업계 뿐만 아니라 식품업계 전반 디지털 경쟁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자사 브랜드의 밈(Meme)을 콘텐츠로 잘 활용해 호평을 받고 있다. 자사 제품인 '진라면'은 맵기 차이에 따른 각각의 제품을 선호하는 일종의 밈(Meme)을 가지고 있다. 진라면 순한맛을 선호하는 이들을 진순파, 진라면 매운맛을 선호하는 이들을 진매파라고 칭한다. 오뚜기는 소비자들의 나뉘는 취향을 적극적으로 자사 콘텐츠로 끌어와 활용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는 오뚜기 제품을 활용해 독창적인 다양한 레시피를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데, 컵누들 면을 활용한 까르보나라 레시피가 대표 사례다. 오뚜기는 자사 숏폼 레시피 콘텐츠을 선보이며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농심은 전통적으로 고객과의 소통경쟁력이 탄탄한 기업이다. 상반기 평가에서는 유튜브 채널 경쟁력이 가장 높은 87.08점으로 평가되어 영상 콘텐츠 중심의 소통이 인정받았다. 라면에 미친자들, 짜파게티 레시피 콘텐츠 등의 콘텐츠 독창성 부문에서 87.65점으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농심은 MZ세대가 흥미를 가지는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상 속 자사 제품이 곳곳에 등장하는 숏폼 웹드라마 콘텐츠를 통해 자사 제품을 간접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스토리텔링을 더한 웹드라마 숏폼 콘텐츠는 홍보성 콘텐츠라는 인식을 낮추고 사용자들의 엔터테인먼트까지 충족시켜 브랜드 이미지제고에 효과적이다. 농심 콘텐츠의 성공사례가 입증해 주고 있다.
아울러 농심은 인기있는 자사 제품 고유의 소스를 단독으로 발매해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콘텐츠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소스를 홍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주기적으로 콘텐츠로 풀어내며 구매욕구를 효과적으로 높이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니즈에 맞춘 레시피로 요리 콘텐츠를 활발하게 발행하며 디지털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농심은 혁신적 마케팅 활동을 위한 제품과 이에 맞는 콘텐츠를 발행하며 소비자 친화적 소통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팔도는 제품별 체험단 모집과 인증 이벤트, 그리고 흥미 있는 다양한 퀴즈 등 고객참여형 프로모션·이벤트 콘텐츠로 업계에서 최고 점수(88.07점)을 기록했다. 팔도만의 색다른 컨셉을 통한 콘텐츠 발행으로 디지털 콘텐츠 전반에 대한 몰입도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팔도의 인스타그램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를 다수 발행하고 있다. 이는 캐릭터 마케팅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평이다. 일관성있는 컨셉과 독특함을 가진 컨셉으로 소비자에게 팔도의 이미지를 색다르게 각인시키고 있다. 여기에 팔도의 인스타그램 콘텐츠는 프로모션형 이벤트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자사의 제품을 활용한 퀴즈와 밸런스 게임 등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를 발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홍보를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의 유입과 구매전환까지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이다.
삼양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서 88.1점으로 경쟁력이 가장 좋았다. 또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통채널이 고르게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고객과의 소통만족도(88.52)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MZ세대가 선호하는 다양한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콜라보 콘텐츠로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MZ세대에게 인기있는 아이돌(여자아이들)과 인플루언서(진용진, 주우재, 몽자, 이호창, 문성훈, 김계란 등)를 자사 제품과 콜라보, 콘텐츠를 발행해 콘텐츠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삼양식품 콘텐츠의 경우 지속성 있는 콘텐츠보다 단발성 콜라보 콘텐츠 및 캐릭터 콘텐츠에만 주력해 다소 아쉽다는 평이다.
라면 업계는 자사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콘텐츠, 자사 브랜드를 색다르게 인식시키기 위한 콘텐츠,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콘텐츠, 이슈에 대응하는 콘텐츠 등 다채로운 콘텐츠들을 발행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모수(팬수, 팔로워수, 구독자수) 확장보다는 핵심 타깃층에 걸맞는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제품 인지도와 매출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