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80% 싱크로율의 '남남' 진희, 현실적으로도 제게 힐링이 됐다. 저만의 현실적인 쿨한 연기면모와 함께, 다른 대안이 생각나지 않는 연기를 하고싶다” '포스트 우영우'로도 불리는 ENA·지니TV 오리지널 '남남' 속 히로인 최수영이 열연 이후의 자신의 배우마인드를 이같이 밝혔다.
24일 서울 강남구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ENA·지니TV 오리지널 '남남'을 마무리한 최수영과 만났다.
'남남'은 철부지 엄마 은미(전혜진)와 쿨한 딸 진희(최수영)의 '남남' 같은 대환장 한집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최수영은 할말을 해야하는 확실한 성격과 높은 자존감을 지닌 쿨한 딸 진희로 분했다. 현실적인 다정함을 품은 전혜진과의 하이퍼 리얼리즘 격 모녀케미와 함께, 기존 필모그래피 이상의 현실적 표현법을 완벽히 보여준 그의 모습은 많은 안방시청자들에게 '연기돌' 이상 '배우'로서의 주목도를 갖게 했다.
최수영은 당당하면서도 편안한 화법과 함께, '남남' 진희 역으로 느꼈던 소회는 물론 인간적 면모와 배우로서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종영소감?
▲지난해 시작해서 올해 3월중순 쯤 촬영 끝났다. 7월 방송얘기 듣고 정말 많이 남았다 싶었는데, 어느새 종영이다.
제게는 너무 각별한 드라마다. (전)혜진 언니를 현장에서 만났고, 이민호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만큼 현장 자체가 끈끈했다.
제 느낌을 아는 사람과 함께 느낄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정도의 호평을 예상했는지?
▲숫자기대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 본 사람은 끝까지 좋아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우리 드라마의 분명한 정서와 함께, 물만난 물고기처럼 연기하는 혜진 언니와 자신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박성훈 배우, 파격적인 찌질연기의 안재욱 선배님까지 정주행할만한 드라마다 싶었다.
특히 '두 모녀 보고 있으면 술땡긴다'라는 SNS 반응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대본 상 '진희'의 첫인상?
▲웹툰 원작과 다른 캐릭터 성격에 좀 걱정스러웠지만,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드라마만의 진희를 만들고자 했다.
고정적인 모성애나 가족드라마로서의 틀을 깨부수는 대화와 함께, 서로 너무 깊게 연결돼있기에, 반드시 남이 되어야 하는 설정에 집중했다.
-파격적인 첫 회차, 실제는 어땠나?
▲ 실제 맞닥뜨렸을 때는 시청자분들과 마찬가지로 세포가 뒤집어질 듯한 충격이었다.
처음에 강한 게 나왔으면 이후로 갈 수록 센 거 아닐까 했는데, 감독님께서 자극을 위한 장면이 아님을 분명히 해주셨다. 그러한 사전적 설명과 함께 적절한 표현으로 걱정없이 잘 촬영했다
-전혜진을 비롯한 동료배우 케미?
▲팬의 입장으로 전혜진 선배가 기존의 카리스마 매력과는 다른 톡톡 튀는 당당 러블리캐릭터를 보여주실 것을 기다렸었다.
그런데 그러한 작품에 제가 직접 함께할 수 있다는 데 영광을 느꼈다. 한 테이크가 끝나는 게 아쉬울정도로 처음부터 케미가 잘 맞았다.
현장은 너무 좋았다. 정말 웃음 많은 박성훈 배우를 비롯한 분위기메이커들이 모여있어서 늘 기분좋고 화기애애했다.
-실제 어머니의 반응은?
▲평소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어머니께서 정말 좋아하셨다. 평소에도 디테일하게 짚어주시는 어머니께서 피드백을 좋게 주셨다.
특히 마지막회 빈 방을 보고 우는 장면에서 제가 소녀시대 데뷔를 위해 숙소를 갔을 때 당시의 느낌을 받았다고 하시더라.
그와 함께 '자식으로부터 엄마가 독립해야만 진정으로 엄마 스스로를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씀주셨는데 감명깊었다
-수영pick 명장면?
▲제 시선에서는 마지막 진희의 여행이 인상적이었다. 저도 극 중 진희처럼 큰 일을 단순화해서 보는 타입인데, 그것이 현실적인 무게로 다가올 때 떠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공감하게 됐다.
이후 그를 핑계로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다. 뭔가 조급해하기 보다 비워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LA-파리-베트남 등 소녀시대 동료들과 함께 많이 다녀서, '그만 좀 나가라'라고 말을 들을 정도였다.
또 파출소 신은 원래 유쾌하게 연기했던 바와 달리, 시청자 입장으로 상당히 따뜻하게 그려져서 좀 더 좋게 다가왔다.
-수영과 진희의 싱크로율은 어느정도 되나?
▲80% 정도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배낭여행을 갈만한 깜냥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서는 완벽주의를 노리는 부분까지도 비슷하다.
-현실적인 드라마와 잘 맞는 느낌?
▲보통 현실에 붙은 캐릭터를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판타지나 사극 등에서의 모습도 상상해보곤 하지만, 현실적인 분위기가 더 잘 맞는다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배우마다 지닌 필터 중 제게는 현실적인 쿨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를 토대로 제가 아닌 다른 대안이 생각나지 않는 연기를 하고자 한다.
-쉼없는 열일행보,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한 노력은 아니었는지?
▲'남남'을 기준으로 열일 기준을 내려놨다. 뭔가 성취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좀 쉬면서 정리를 해도 된다는 힐링을 준 게 이번 작품이다.
예능은 스스로 재밌어하는 것들을 택한다. 알유넥스트, 2억9천 등 모두 그랬다. 이제는 쉼없이 무언가를 하려고 하기보다, 하나하나 진희의 빈자리를 메울만한 것들을 기다린다.
캐릭터 앞에 서도 욕먹지 않을만큼 주어진 바에 최선을 다하면서, 대중에게는 그대로 평가받는 것, 그뿐이다.
-20대 최수영 vs. 30대 최수영 차이는?
▲20대 때는 내 입맞에 맞는 당장의 행복을 찾으며 호불호에 집중했던 것 같다.
지금은 정말로 제가 원하는 것, 그 이유를 생각하는 때인 것 같다. 그동안 스스로 굳혀왔던 벽을 깨고 못하던 것도 여과없이 보여주려고 한다.
-'연기돌' 보다 '배우' 수식어가 잘맞는 모습을 '남남'으로 입증했다. 스스로의 소회는?
▲배우로서 초반까지는 스스로 자신감만 있는 뜬구름 잡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작품도 한겹한겹 쌓이고 있고, 최소한 의심하지 않을만한 증명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캐릭터성이 있거나, 주체적인 분위기와 전달하는 명확한 메시지가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