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사상 초유의 머그샷(범죄인 인상 착의 기록 사진)을 촬영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관련 혐의로 네 번째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검찰에 출두했다.
그는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구치소에서 20분 동안 수감된 뒤 보석금 20만 달러(약 2억 6500만원)를 내고 풀려났다. 그의 수감자 번호는 'P01135809'이다.
풀턴카운티 구치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난 직후 그의 머그샷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의 인상 착의를 “키 6피트 3인치(약 190cm), 몸무게 215파운드(약 97kg), 파란 눈, 금발 또는 붉은 금발”이라고 묘사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 소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선거 방해”,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라는 글과 함께 머그샷을 게시했다. 또한 2021년 정지됐다가 최근 일론 머스크에 의해 복구된 엑스(X·트위터) 계정에도 같은 글을 올렸다.
머그샷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 연출이 철저히 계산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가 머그샷을 찍기 전 자신의 팀과 논의해 궁극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의도적으로 웃음기 없는 얼굴을 보였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이 네번째 기소지만, 앞선 세 번의 기소에서는 구치소에 수감되거나 머그샷을 촬영하지 않았다. 이번 기소에서 그는 미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머그샷을 촬영한 인물이 됐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 때 경합주였던 조지아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하자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당시 조지아주 법무장관 등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 13개 중범죄 혐의로 이달 14일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에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기소로 구치소에 도착했을 당시 이른 시간부터 미리 나와 있던 지지자 수십명이 성조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다만 그가 후문으로 출입해 지지자들은 그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