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간 송출수수료발 갈등이 커지면서 '블랙아웃' 도미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 이어 현대홈쇼핑도 최종 방송 송출 중단을 유료사업자에 예고하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에 방송 송출 중단에 대한 최후 통보를 했다. 현대홈쇼핑 측은 홈쇼핑 라이브 방송 채널 사용계약 계약이 만료됐고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콘텐츠 송출을 지속하면 다음 달 28일 자정부터 방송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송출 중단이 현실화하면 서울(양천구·은평구)과 경기(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의 23개 지역에서 LG헬로비전으로 유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현대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이들 지역의 LG헬로비전 가입자는 368만가구로 알려져 있다.
현대홈쇼핑 측은 “홈쇼핑 라이브 방송 채널 사용계약 계약이 원활히 송출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길 요청한다”며 “시청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요청사항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에 오는 10월 1일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고지했다.
홈쇼핑사가 블랙아웃이란 초강수를 둔 것은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다 결국 불발되면서다. 비대면 소비 특수가 줄어 외형 성장이 멈췄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늘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시장 균형을 위해 협상에서 이러한 상황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홈쇼핑사의 모바일 매출을 송출 수수료 산정에 반영해야한다며 대립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에 대한 유료방송 측 수수료 파이는 정해져있는데 현대홈쇼핑 수수료를 올리면 다른 홈쇼핑 사업자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 “차라리 홈쇼핑이 투명하게 데이터를 공개해서 양쪽에 합리적인 대가를 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8년(1조4304억원)과 비교해 33.3% 증가했다. 송출 수수료는 연평균 8%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이 65.7%에 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블랙아웃'이 다른 업체로도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적 악화와 과도한 수수료 부담은 홈쇼핑 업체가 모두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업황 악화로 송출수수료 협상이 어느 때보다 힘들다”며 “채널 이동을 해서라도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싶지만 유료방송사업자와 전혀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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