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송출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IPTV 업체들 근심도 커지고 있다. 망사용료 갈등에 이어 수 조원 단위 송출료마저 떨어지면 현재도 낮은 수준인 초고속인터넷·IPTV 이익률이 더욱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IPTV 업계는 홈쇼핑 수수료는 사업자 수 증가에 따른 한정된 홈쇼핑 채널에 대한 입점 경쟁 심화라고 판단한다. 인위적 개입이 아닌 양측 자율로 다면적 협상을 거쳐 수수료를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TV 홈쇼핑 송출 수수료 관련 업계 간담회'를 연다. 김영식 의원은 유료방송 사업자가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일정 수준에서 더 올릴 수 없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던 만큼 IPTV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IPTV 사업자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매몰 비용이 아닌 홈쇼핑 사업자의 매출·영업이익 증대를 위해 투입되는 투자비용이라고 봐야 한다고 본다.
IPTV 업계는 “TV라는 매체를 통해 상품 정보를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시청자로부터 전화, 모바일앱, 인터넷 등을 통해 홈쇼핑사가 직접 주문을 받는 사업구조다 보니 자연스레 IPTV, 위성, 케이블 방송 사업자의 채널 번호가 사업에서 핵심 경쟁 요소이면서, 비용(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도 당연하다”고 전했다.
현재 홈쇼핑 전체 채널 수는 17개다. 홈쇼핑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청률이 높은 채널 인근에 위치해야 하는데, '낮은 번호대역', '인기 채널 전·후'에 위치한 채널이 한정적이다 보니, 이 번호를 차지하기 위한 홈쇼핑사간의 선점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송출수수료 비용도 증가했다. 특히 데이터홈쇼핑사업자의 채널 선점 경쟁이 시작되면서 송출수수료 규모도 증가했다.
홈쇼핑 채널 번호의 경쟁력은 번호 및 유료방송사의 가입자 규모에 비례하기 때문에 가입자 증가에 따라 송출수수료가 인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홈쇼핑 상품 구매 행태, 채널 번호의 효과성에 대한 데이터는 홈쇼핑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기반 하에 홈쇼핑 업체들이 어떤 채널로 가야 할지 의사결정해야 하는 식이다. 실제로 현대홈쇼핑은 최근 LG유플러스에 채널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은 한정된 좋은 채널을 확보하려는 홈쇼핑 사업자 경쟁의 결과인 측면이 있다”며 “송출수수료 그 자체만 놓고 보기 보다는, 일반 시청자들이 부담하는 요금 수준, PP들에게 유료방송사가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 등과 연계해 방송 생태계 전체를 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