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호(號)가 공식 출범했다. 김영섭 신임 대표는 취임 후 첫 일정으로 KT 과천 관제센터를 찾았다. 본업인 통신을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강화에 집중, 내실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KT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대표이사를 정식 선임했다. 김 대표는 주총 직후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속성장 기반 구축과 기업가치 제고를 약속하며 이를 위한 핵심가치로 '고객·역량·실질·화합'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임직원에게 “외형과 단기 성과가 아닌 기본과 실질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유·무형 자산 외에도 인재, 대한민국 ICT 근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 등 자산이 많은 기업”이라며 “사업 근본인 통신과 ICT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추구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숫자를 만들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기 보다는 사업 본질을 단단히 하고 미래 성장 에너지를 쌓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통신 본업에 충실해야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 대표되는 혁신성장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관심 사업분야를 묻는 직원 질문에는 “통신기술(CT)는 잘해왔고 정보기술(IT)에서 빠른 속도로 역량을 쌓아 ICT 고수가 돼야한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취임식과 노조 상견례를 마친 후 곧바로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찾았다. 유무선 통신망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로봇 등 ICT 서비스 안전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상징적 시설이다. 국내 최고 수준 네트워크 인프라를 보유한 KT 경쟁력을 대내외에 알리고 고객과 기본에 충실하자는 의미가 담긴 행보다. 그는 “통신 네트워크 안정 운용에 빈틈이 없어야 한차원 높은 ICT 역량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분간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미래 청사진 준비에 집중할 방침이다. 주요 경영 현안을 확인한 만큼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를 낸다. 그는 조직개편과 관련해 “경영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진행돼야 하지만,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진 구성원과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6년 3월까지 KT 운전대를 잡은 김 대표는 정관계 '낙하산'이 아닌 외부 전문경영인이다. LG CNS 대표와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며 ICT 분야와 기업경영 전문성을 갖췄다. 외풍을 막고 위기의 KT를 정상궤도로 올릴 적임자로 평가된다.
임시주총에서도 전체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았다. 내부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최장복 노조위원장은 “ICT 전문성과 디지털전환(DX) 역량을 갖춘 김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기업문화 개선과 핵심인재 양성 등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KT 미래성장을 확고히 견인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