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81)이 기자회견 중 갑자기 30초간 얼어붙어 또다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미국 캔터키주 커빙턴에서 기자회견 중 2026년 재선에 출마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다시 말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약간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이후 30초 간 입을 꾹 다물고 눈을 부릅뜬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이에 옆에 있던 보좌관이 다가와서 질문을 들었는지 확인했으나 매코널 대표는 답변하지 않았다.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여러분 모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잠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후 매코널 대표는 다른 관련자와 작게 속삭이면서 대화를 하고 “괜찮다”라며 회견을 재개했다.
매코널 대표 대변인은 CNN에 “오늘 기자회견에서 순간적으로 머리가 어지러워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고 전했다. 보좌관은 “현재 그(매코널 대표)는 괜찮지만, 신중한 태도로 다음 행사 전 의사와 상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코널 대표는 지난달 26일에도 기자회견 중 20초 가량 비슷한 증상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올해 초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넘어져 뇌진탕과 갈비뼈가 부러졌는데, 회복 후 업무에 복귀했지만 두 차례나 가만히 얼어붙어 건강 이상설이 증폭되고 있다.
16년 이상 공화당의 입법 및 정치 전략을 주도해 온 매코널 대표는 미국 상원 역사상 최장수 원내사령탑이다. 그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혀왔지만 건강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상원 공화당 지도부 교체 가능성이 다음주 재개되는 의회 회기의 화두가 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와 허리케인 이달리아 등 재난 관련 행사 말미에 매코널 대표와 관련,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이견이 있지만 그는 좋은 친구”라면서 “오늘 연락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문제로 미국 정치권의 노령화 문제도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매코널 대표보다 1살 어린 80세이며, 그와 2024년 대선에 또다시 맞붙을 것으로 점쳐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생일을 넘겨 77세다. 90세의 최고령 상원의원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민주당)에게는 인지 능력 저하 등을 이유로 사임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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