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고사양 PC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휴대용 핸드헬드 게임기 시장에 뛰어든다. 지난해 밸브 '스팀덱', 올해 에이수스 'ROG 엘라이' 등 주요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며 시장성을 입증하자 글로벌 PC 점유율 1위 레노버까지 본격 참전을 선언한 것이다.
휴대용 게임기가 게임 시장 전반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주요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PC·콘솔 게임 분야 해외 진출을 꾀하는 국내 게임사의 최적화 대응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4일 레노버에 따르면 '리전 고'는 8.8인치 디스플레이에 AMD 라이젠Z1 프로세서를 탑재한 윈도 기반 휴대용PC(UMPC)다. 화면 양 옆으로 분리 가능한 컨트롤러를 장착, 기본적인 조이스틱 인터페이스 이외에도 유연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
UMPC로 대표되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그동안 중국 소규모 제조사가 높은 가격대로 다품종 소량 생산하며 틈새 시장을 형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가 자체 스팀OS를 적용한 스팀덱을 50만원대에 판매하며 시장이 급성장했다.
특히 가정을 이루거나 직장 생활을 하며 게임 시간 확보가 어려워진 30~40대 게이머 사이에서 휴대용 게임기에 대한 적지 않은 수요가 확인됐다. 이는 ROG 엘라이 국내 정식 발매와 스팀덱 일렉트로마트 입점 등 저변 확대로 이어졌다.
레노버 역시 2년전 부터 리전 고 설계에 돌입했다. 이동 중에도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치를 통해 게임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리전 고는 게이밍 성능을 좌우하는 프로세서로 앞서 에이수스가 선보인 ROG 엘라이와 동일한 칩셋을 탑재했다. 다만 화면 크기가 커진만큼 무게는 845그램(g)으로 ROG 엘라이보다 1.4배 가량 무겁다. 배터리 용량은 49.2와트시(Wh)다.
디스플레이는 상황에 따라 1600p에서 800p까지 해상도를 조정할 수 있다. 화면 주사율은 60Hz와 144Hz를 지원한다. 최적 게임 성능과 빠른 로딩, 전원 관리 유연성을 갖춘 16GB LPDDR5X 램과 최대 1TB PCLe Gen4 SSD 등을 갖췄다. 마이크로 SD 추가 용량 확장도 2TB까지 가능하다.
리전 고와 함께 사용 가능한 주변기기로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된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 '리전 글라스'도 함께 선보였다. 리전 고에 연결해 어디서나 대화면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레노버는 올해 11월 리전 고를 799유로에, 리전 글라스는 10월 499유로에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정식 발매 여부는 미정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