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7년까지 정보보호산업 시장규모를 두 배 가까이 키우기 위해 관련 예산 총 1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보안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육성하기 위한 사이버 보안 펀드도 13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보보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지난해 기준 16조원가량인 국내 정보보호산업 시장 규모를 오는 2027년까지 약 두 배 수준인 3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이번 전략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관련 예산 1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전략엔 보안 유니콘 육성 방안도 담겼다. 올해 글로벌 유니콘 증가 업종 순위를 보면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에 이어 사이버 보안이 3위다. 그러나 한국은 보안 유니콘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2027년까지 총 1300억원 규모의 사이버보안 펀드를 조성해 민간투자의 마중물로 활용할 방침이다. 펀드 결성액의 절반 이상을 제로 트러스트와 인공지능(AI) 등 유망 분야 스타트업 지원과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스케일업 지원에 투자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진출 방안 중 하나로 국내 기업 간 협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혁신 통합솔루션·서비스 개발을 위한 민간주도형 전략적 협업 추진연대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얼라이언스를 통해 공동·협업형 통합보안 사업화모델, 표준화 및 상호운용성 확보 등을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업 애로해소와 판로·투자·해외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또 민·관 협력형 '시큐리티 팀 코리아' 구성해 중동·동남아 공공조달 사업 프로젝트 수주를 노린다. 아울러 신흥시장 집중 공략을 위해 중동거점을 오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재편하고 베트남 거점을 신설, 6대 거점으로 확대해 글로벌 진출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해외진출 전진기지 격인 'K-시큐리티 클러스터 벨트'도 조성한다. 클러스터 벨트는 보안 스타트업 육성(판교), 지역 보안산업 강화(부산·울산·경남), 글로벌 시큐리티 클러스터(송파)로 구성됐다.
보안 패러다임 전환을 기회 삼아 주도권 확보와 신시장 창출에도 나선다. '제로 트러스트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고 통신·금융·의료 등 기반 분야를 중심으로 시범사업 등을 벌여 보안 패러다임 전환을 강화한다. 또 SW 구성명세서(S-SOM) 기반 SW 공급망보안 체계를 구축해 보안SW와 의료SW 등 파급력이 높은 분야 대상 공급망 보안관리를 지원한다.
미래형 융합보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작업도 본격 추진한다. 융합보안 내재화를 위해 기존 보안리빙랩을 스마트헬스케어·자율주행차·스마트공장 등 핵심분야 중심으로 특화 개편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안인증 내재화 프로세스를 마련한다.
물리보안 육성책도 내놨다. 폐쇄회로(CC)TV 반도체칩(SoC) 보급 확산, 2세대 반도체 칩 양산, 생체인식 성능평가 분야 확대, 한국형 무인점포 구현 등을 통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차세대 정보보호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미래 도전, 기술·산업 선도, 안보투자 등 연구·개발(R&D) 영역별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투자로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독일·핀란드 등 사이버보안 선도국과 공동 연구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동남아·중동 등 주요 신흥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신흥국 지원 연구도 신규 추진한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