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아르헨티나 군정시절' 실종 아동 찾는다…”40년 흐른 뒤 모습은”

40년 전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실종자들의 현재 모습을 추측한 이미지. 사진=iabuelas
40년 전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실종자들의 현재 모습을 추측한 이미지. 사진=iabuelas

1976~1983년까지 약 7년 간 이어진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 시절, 수많은 아이들이 납치당하고 실종됐다. 이에 한 활동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40년 뒤인 현재 모습을 재현해 주목받았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홍보 담당자인 산티아고 바로스는 AI 기술을 활용해, 독재 정권 때 행방이 묘연해진 아이들이 현재의 모습일지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바로스가 운영하는 계정의 이름은 아이아부엘라스(iabuelas). 인공지능(AI; 스페인어 IA)과 할머니(abuelas)를 합친 명칭이다.

40년 전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실종자들의 현재 모습을 추측한 이미지. 사진=iabuelas
40년 전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실종자들의 현재 모습을 추측한 이미지. 사진=iabuelas

이 계정에는 실종 아동을 찾는 단체 '5월 광장의 할머니들' 웹사이트에서 가져온 이미지와 직접 받은 사진을 이용해 현재의 모습을 추측한 이미지가 거의 매일 올라온다.

바로스는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이 실시하는 유전자 테스트를 대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의심을 품을 적 있는 40세 이상의 성인들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그들을 찾기 위해 누군가 40년 이상을 보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가 찾는 아이들은 1976년 호르헤 비델라가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실종된 아동이다. 이른바 '더러운 전쟁'(1976∼1983년)이라고 불리는 시기 동안 반정부 활동을 하던 정치인, 학생, 노조원 등 3만여 명이 불법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은 500명의 아이들이 납치로 부모와 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체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가족과 헤어진 133명의 아이들을 찾아냈다.

AI를 활용한 실종 아동 찾기 프로젝트는 현재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지만, 아직 자신의 모습이 AI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판단해 공식적인 신원 확인 절차를 시작한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바로스는 AI 이미지가 부정확할 수 있다며 당부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