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창밖으로 물 '넘실'…스페인 기록적 폭우에 4명 사망

4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쏟아진 폭우로 자동차가 물에 잠기고 부숴졌다. 사진=신화 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쏟아진 폭우로 자동차가 물에 잠기고 부숴졌다. 사진=신화 연합뉴스

스페인 중부에 이틀 연속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최소 4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으며, 시민 수백명이 도로에 갇혔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기상청(Aemet)은 바야돌리드, 세고비아, 톨레도 시에 24시간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수도인 마드리드에선 24시간 동안 제곱미터당 92L의 폭우가 쏟아져,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 알메이다 시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강우 기록이 깨질 정도로 예외적이고 변칙전인 상황이다. 오늘 모든 시민들은 집에 머물러 주길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1981년 이후 하루동안 내린 가장 많은 비다.

하루 새 제곱미터당 125L가 내린 카탈루냐 지방의 타라고나에서는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이 도시에 방문한 후안 카를로스 페나피엘씨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내가 있던) 2층 아파트로 물이 들어와 잠에서 깼다”며 “수건과 침대 시트로 밧줄을 만들어 기둥을 잡고 버티던 두 명의 청년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현재까지 스페인 전역에서는 4명의 사망자와 3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마드리드 지역에서만 다리 6개가 붕괴돼 도로 곳곳이 폐쇄됐으며, 지하철 시스템이 마비되고 공원과 스포츠 경기장 등 시설이 모두 임시 폐쇄됐다.

스페인은 가을에 지중해 연안을 따라 발생하는 폭우를 '콜드 드롭'(Cold drop)이라고 부른다. 북극에서 높은 고도로 흘러온 차가운 공기가 지중해 상공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충돌하며 발생한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바다가 더 따뜻해지면서 콜드 드롭이 더욱 빈번하게, 더 높은 강도로 발생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와 영국은 9월이 됐는데도 다시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의 폭우가 쏟아진 날 파리는 32도까지 치솟았으며, 런던은 이번주 중반까지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예보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