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급증...2032년 42배 경고음

(C)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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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7곳 1916㎿ 운영·건설
9년 뒤 8만564㎿ 1247곳 확대
수도권 집중…입지 수용 포화
업계 현실 반영 분산정책 필요

정부가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향후 10년 안에 올해보다 42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약 70%는 수도권이다. 이미 수도권의 데이터센터 수용성, 전력공급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어서 정부가 정교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방문규 장관 후보자 서면질의답변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32년까지 접수된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수전예정통지는 8만564㎿(1247건)이다. 전력수전예정통지는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하려는 사업자가 한전에 미리 전기 공급을 요청하는 문건이다.

접수된 통지 규모는 이달 기준 전국 147개 데이터센터 계약전력 1916㎿의 42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력공급요청 중 899건(72%)·5만3338㎿(66%)는 서울시·경기도·인천시 등 수도권이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수도권 입지 선호가 뚜렷하다.

전국 데이터센터 전기공급 현황 2023년 9월 기준
전국 데이터센터 전기공급 현황 2023년 9월 기준
2032년 데이터센터 수전 희망 전력수전예정통지 현황 2023년 8월 기준
2032년 데이터센터 수전 희망 전력수전예정통지 현황 2023년 8월 기준

산업부에 따르면 이달 기준 건설되거나 운영 중인 147개 데이터센터 중 88개(60%)는 수도권에 입지했다. 서울시가 48개, 경기도 33개, 인천시 7개 순이다. 계약전력 기준으로는 경기도 671㎿, 서울시 653㎿, 인천시 59㎿ 순이다.

2032년까지 전력공급을 희망하는 데이터센터를 보면 경기도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전력 공급을 희망했다. 구체적으로 경기도에 데이터센터 673개(4만1517㎿), 인천 172개(9072㎿), 서울 54개(2749㎿)가 입지를 희망했다.

전력당국과 한전 등에 따르면 이미 수도권의 데이터센터 추가 입지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구가 밀집돼 주민 수용성이 낮고, 자체 발전시설이 적어 전력공급 또한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의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가 강하다. 효성 그룹은 경기도 안양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주민 반대로 2년째 건물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전자파를 우려한 주민의 반대로 세종시로 옮겼다. 경기 김포시 구래동, 경기 시흥시 배곶동, 서울 구로구 항동 등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관련 송전 지연 문제도 불거졌다. 산업부가 한전 지역사무소를 통해 확인한 데이터센터 관련 송전 지연은 수도권에만 8건이다. 한전은 지난 2월 CJ라이브시티 호텔 등 부대시설에 전력공급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인근 변전소 용량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향후 지역으로 데이터센터를 분산하기 위해 업계 현실을 반영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우리나라에서 굵직한 데이터센터로 가장 큰 고객은 클라우드와 연관있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정도인데 이들 데이터센터의 일정 거리 안에 들어와야 한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먼 지방으로 가기보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거리 등에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에 대한 교통유발부담금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등 해당 산업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