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소송 결과에 대해 글로벌 통신업계도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3년여 만에 기업간 분쟁은 막을 내렸지만, SK브로드밴드가 일정 수준의 망 이용대가를 받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구글 등을 겨냥한 망 공정기여 논의가 더 뜨겁게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주요 외신과 글로벌 컨설팅기업 등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합의 결과에 대한 해석을 내놓으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매체는 SK브로드밴드가 일정 수준의 망 이용대가를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컨설팅사 스트란드 컨설트는 보도자료를 내고 “망 이용대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한국의 주요 언론 기사에 따르면 이러한 지급이 합의에 포함된 것으로 가정된다”고 분석했다.
인포마가 운영하는 통신전문매체 라이트리딩도 한국 언론 기사를 인용, SK브로드밴드가 400억원 규모의 망 이용대가를 지급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양사 간 비밀유지협약(NDA)에 따라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망 이용대가에 상응하는 경제 가치를 획득한 것은 분명하다. 비밀유지협약으로 인해 SK브로드밴드는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컴캐스트와 넷플릭스의 분쟁, 오렌지와 구글의 망이용대가 분쟁 사례에서도 구체 금액은 드러나지 않았다.
해외의 경우 콘텐츠 기업이 소송을 진행하다가 망 이용대가를 지불했다는 사실이 재판 문서, 최고경영자(CEO) 발언 등을 통해 입증됐다. 한국도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대가를 지급받았을 것이라는 사실이 다양한 경로로 거론된다.
스트란드 컨설트는 “넷플릭스가 합의에 동의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며 “이는 넷플릭스의 다른 네트워크 무료 사용과 데이터 교환·결산이 무료임을 주장하는 주장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통신사가 적극적으로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고 분쟁을 제기하면 망 이용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또다른 사례가 확립된 것이다.
스트란드 컨설트는 “이번 제휴는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면 소비자 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시사한다”며 “오히려 넷플릭스는 가격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SK브로드밴드와 공유해 망 이용대가를 커버(지급)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통신사인 로이터 보도를 통해 해외 다수 매체가 양사간 분쟁 종결을 사실 위주로 보도했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양사간 분쟁 종결이 망 이용대가 지불에 대한 포기 의미가 아니다”며 “적극적으로 분쟁을 제기하면 망 이용대가를 받을 수 있으며, 망 공정기여에 대한 법률적·정책적 관심을 지속해야 함을 뒷받침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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