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판 우버 ‘올라’ 전동화 결합
14억명 인구 앞세워 성장 자신감
신흥국 수요 급증…중심축 이동
'미래 모빌리티 시대가 열린다.'
전기와 수소를 이용하는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하늘을 나는 에어 택시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단순한 이동수단이던 자동차가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중심 패러다임 전환 중심에 섰다. 배터리와 반도체, 통신, 인공지능(AI), 보안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모빌리티 산업에 유기적으로 융합하면서 영역을 무한 확장한다.
자동차는 하나의 상품에서 나아가 전동화와 자율주행, 연결성, 공유 등을 결합한 서비스형 모빌리티 'MaaS(Mobility as a Service)' 개념으로 진화하며 모든 이동수단을 빨아들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2021년 745억달러(약 99조원)였던 MaaS 시장 규모가 올해 1310억달러(약 175조원), 2025년 2034억달러(약 271조원)로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빌리티 빅뱅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시작됐다. 올해 중국을 밀어내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는 모빌리티 변혁을 이끄는 신흥 대국으로 떠올랐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 연간 자동차(사륜차) 시장 규모는 300만대에 불과하지만, 이륜차 시장 규모는 1700만대에 이른다.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
'인도판 우버'로 불리는 올라(OLA)는 현대차그룹과 소프트뱅크, 타이거글로벌로부터 47억 달러(약 6조3000억원)을 투자를 유치해 주목받았다. 올라는 전기차 핵심 부품 배터리는 물론 공유 서비스를 수직 통합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체 배터리 기반 전기 이륜차로 유럽과 미국,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
바비시 아가르왈 올라 일렉트릭 최고경영자(CEO)는 25일 전자신문과의 화상인터뷰에서 “자체 배터리 기반 전기차를 기반으로 전동화와 차량 공유를 결합해 모빌리티 시대 더 큰 역할을 해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 핵심은 지속 가능성”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가 글로벌 모빌리티 신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을 보유한 자동차 강국 독일도 이달 초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에 올인하며 생존 경쟁에 나섰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역시 하드웨어(HW) 제조사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 중국 BYD 등도 자율주행, 전동화 기술 개발에 앞장서며 대변혁기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기회로 삼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인도 올라를 비롯해 모빌리티 신흥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의 탈 중국 추세를 기회로 제3 국가가 미래 모빌리티 신흥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다혜 한자연 연구원은 “국민 소득 증가와 안정적인 인구 증가율에 힘입어 인도 등 신흥국 모빌리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모빌리티 시대 중심축이 인도와 아세안 시장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올라의 사례는 모빌리티 수요·제조 측면에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이 촉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