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을 개발한 카탈린 커리코 바이오엔테크 수석부사장과 드류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정부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기간 꾸준한 투자를 통해 빛을 본 연구성과이기 때문이다.
mRNA 백신은 치명적인 코로나19 팬데믹에 빠르게 대응하게 해준 핵심 무기였다. 전 세계에 걸쳐 인류 건강을 크게 위협한 전염병을 축적된 과학의 힘으로 맞선 결과물이었다.
'백신의 여왕'으로 불린 카탈린 커리코 바이오엔테크 수석부사장이 mRNA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기까지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mRNA 백신은 1990년대 초부터 개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당시만해도 기술 불안정성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컸다. 이 때문에 수십년간 연구개발 지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mRNA가 불안정한 물질인데다 의도치 않게 강한 선천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특징이 있어 임상 응용에 제약도 컸다. 이같은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mRNA 백신에 대한 연구논문은 2005년에야 나왔다. 실제 mRNA 백신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약 30년이 걸린 셈이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 과학기술 연구는 실패가 끝이 아니다. 앞선 실패는 더 단단한 기초연구의 밑거름이 된다. 정부가 지적한 나눠먹기식 연구개발 예산 집행 문제는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자칫 기술 연구개발 '이어달리기'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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