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패키징 기술이 '무어의 법칙'을 유지시킬 방법론으로 급부상했다. 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경험칙인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회로 미세화 한계로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칩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첨단 패키징을 활용하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반도체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과 투자가 치열한 상황이다.
전자신문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테크서밋 2023' 컨퍼런스를 개최, 첨단 패키징 기술 시대를 대비한 기업들의 기술 및 사업 전략을 듣는다. 19일 첫 강연으로 SK하이닉스에서 패키징(PKG)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문기일 부사장이 '패키징 기술의 발전과 고대역폭 메모리 기술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다. 문 부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 패키징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기술 개발을 담당한 전문가다.
문 부사장은 오늘날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소개하면서 최근 SK하이닉스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HBM에 대해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HBM은 인공지능(AI) 등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와 연결, 대용량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차세대 메모리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A 반도체 기업에 HBM을 다수 공급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의 진화는 반도체 외주 패키징및테스트 기업(OSAT) 등 후공정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요구한다. 테크서밋 2023에서는 글로벌 대표 OSAT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가 '주요 산업 영역에서 첨단 패키징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한다. 황태경 앰코코리아 기술연구소 팀장이 AI와 HPC 뿐 아니라 자동차와 전력 분야에서의 첨단 패키징 역할과 발전 방향을 소개한다.
서로 다른 반도체(다이)를 연결하는 이종결합 기술을 기반으로 2.5D 및 3D 패키징 기술 동향을 주요 산업 별로 확인할 수 있다. 2.5D와 3D는 대표적인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첨단 패키징 기술의 핵심 중 하나가 '연결'이다. 서로 다른 반도체 간, 반도체와 기판 간 연결 기술이 패키징 역량을 좌우하는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박성진 ASMPT코리아 IC세일즈 총괄 이사는 '첨단 패키징 기술 솔루션'을 주제로, 패키징 구현을 위한 다양한 기술 해법을 소개한다. 박막부터 반도체·웨이퍼·기판 간 연결, 패키지와 인쇄회로기판(PCB) 간 연결까지 전반적인 '인터커넥트' 기술을 분석할 예정이다. ASMPT는 최근 HBM을 수직 적층할 때 꼭 필요한 본더 장비로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 패키징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의 김성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반도체 업계에서 연구개발(R&D)과 양산 준비가 한창인 '유리 기판'에 대해 집중 소개한다. 유리 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 반도체 기판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대비 기판 두께를 얇게 만들수 있고 표면이 매끄러워 회로 왜곡도 최소화하는 것이 강점이다.
앱솔릭스는 유리기판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R&D 투자를 시작했고, 최근에는 양산 능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기판 생산 공장을 건설, HPC 등 첨단 반도체 수요를 대비하고 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