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준 사업총괄 영입 TF 구성
8인치 웨이퍼 직행…기술 주도
삼성전자가 기존 공식 발표한 질화갈륨(GaN)뿐만 아니라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사업화를 위해 총괄 책임자를 영입하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조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SiC 전력반도체 사업을 총괄할 부사장으로 홍석준(스티븐 홍) 전 온세미 디렉터를 영입하고 자사 기흥캠퍼스 내 SiC 전력반도체 사업을 위한 TF를 조직했다. 홍 부사장은 삼성전자 합류에 앞서 약 25년간 인피니언, 페어차일드, 온세미 등 주요 글로벌 전력반도체 기업을 거친 전력반도체 전문가다.
서울대에서 전력전자 MSEE 학위를, UCLA 앤더슨 스쿨에서 MBA를 받았다. 직전까지 온세미에서 지능형 반도체(PIM), 지능형 전력모듈(IPM), 복합 반도체 소자, SiC 등 응용기술 엔지니어링을 전담했다.
업계 관계자는 “응용기술 엔지니어는 반도체 기획, 설계부터 개발·테스트·응용까지 사업 전반을 지휘할 수 있는 반도체 전문가”라고 말했다.
홍 부사장은 SiC 사업화를 위한 팀원을 찾는 한편, 국내 전력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업계·학계 등과 교류하며 시장 및 사업성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GaN 전력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TF를 구성해 사업을 준비했던 것과 같은 과정을 밟고 있는 셈이다. SiC 전력반도체 사업 방향과 진출 시점은 홍 부사장 주도 하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SiC 사업화 외에도 GaN 전력반도체 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GaN 전력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유기금속화학증착(MOCVD) 장비 구입을 위해 독일 반도체 장비회사 엑시트론에 두 자릿수로 장비를 발주하는 등 GaN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OCVD는 금속유기원료를 기반으로 GaN 박막을 성장시키는 장비다. 삼성은 GaN 전력반도체 사업 본격화에 앞서 시제품 생산이 가능한 규모의 장비 발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사업이 본격화되면 장비 발주 규모는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8인치 GaN 전력반도체에 이어 SiC 전력반도체 사업까지 공식화하면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 입지 강화가 기대된다. 삼성은 4인치나 6인치 웨이퍼를 사용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8인치로 직행,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남보다 한 단계 앞선 기술로 시장을 공략해 중요 위치를 점하려는 복안이다.
SiC와 GaN 모두 고전압·고온에 강한 차세대 반도체로 분류된다. 물성에 따라 SiC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태양광, GaN은 충전기·통신장비·서버에 특화된 전력반도체 소재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SiC 웨이퍼가 GaN 대비 구현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선도 사업자와 기술 격차 해소, 차별화, 시장성 여부 등이 사업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