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으로 유명한 불닭볶음면보다 무려 600배 매운 고추 '페퍼X'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17일(현지시간) 기네스 월드 레코즈에 따르면, 미국 고추 전문가 에드 커리가 개발한 신품종 고추 '페퍼X'가 매운맛을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 269만 3000을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인정받았다.
이는 기존에 가장 매운 고추였던 캐롤라이나 리퍼(스코빌 지수 164만)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국내 매운맛 라면인 불닭볶음면(스코빌 지수 4404)과 비교하면 600배 맵다. 청양고추(스코빌 지수 4000~1만2000)를 상상해도 가늠하기 어려운 매운맛이다.
녹황색의 쭈굴쭈굴한 과육을 가진 페퍼X는 씹으면 씹을수록 흙냄새가 난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흙냄새를 느끼기 전에 강력한 매운맛이 덮친다. 페퍼X 한 개를 통째로 먹어본 경험이 있는 개발자 커리는 “3시간 동안 열을 느꼈다. 그리고 경련이 일어났다”며 “한 시간동안 대리석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고통에 신음해야 했다”고 전했다.
퍼커벗(Pucker Butt) 설립자인 고추 전문가 커리는 페퍼X가 등장하기 전까지 '세계에서 제일 매운 고추'였던 캐롤라이나 리퍼의 개발자이기도 하다.
그는 “첫 번째 교배종(캐롤라이나 리퍼)를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다. 유전학, 화학, 식물학을 다뤄야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난 10년 동안 캐롤라이나 리퍼를 훔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제는 개발자인 우리가 혜택을 누릴 때”라고 품종 보호 의지를 다졌다. 시중에는 관련 음식과 제품만 선보이고 씨앗을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