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한 지 30년이 지났다. 당시 이 회장은 모든 것을 다 바꾸라면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 과제를 제시했다. 이후 삼성은 물량보다는 품질을 우선시하고 내부 경영과 대외 사업 방식을 뜯어고치며 변화를 꾀했다. 이는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 성공을 낳으며 오늘의 삼성을 만들었다.
한국경영학회 주최, 삼성글로벌리서치 후원으로 18일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이같은 평가가 이어졌다. 행사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은 이 회장을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보유한 전략 이론가'로 꼽으며 그가 발표한 신경영 전략이 삼성의 글로벌 기업 도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30년 전 나온 이 회장의 신경영 전략이 주효했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 30년이다. 신경영 발표 때와 지금의 산업·기술 환경은 확연히 다르다. 삼성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 측면에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신경영의 핵심 가치를 살려가되 지난 30년을 넘어 미래 30년을 준비할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앞으로 삼성은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20주년 메시지를 소개했다.
삼성은 물론 고속성장을 거듭해 온 대한민국 산업계도 놓치지 말아야 메시지다. 국내외 경제 안팎으로 여려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끊임없는, 치열한 혁신만이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호준 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