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없이 생성형 AI 지원” 퀄컴, 차세대 AP '스냅드래곤 8 3세대' 공개

퀄컴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공개했다.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아도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는 AP다. 갤럭시S24 등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탑재가 예상된다.

퀄컴테크놀로지는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행사를 열고 AI 성능을 강화한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AP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작동시키는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마우이에서 개최한 '스냅드래곤 서밋 2023'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언제 어디서든 AI를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강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퀄컴 제공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마우이에서 개최한 '스냅드래곤 서밋 2023'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언제 어디서든 AI를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강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퀄컴 제공

◇모바일용 NPU 탑재로 고성능 AI 지원

스냅드래곤 8 3세대에는 모바일 디바이스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탑재됐다. 서버·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기기 자체에서 AI를 사용하는 개념의 '온디바이스' AI 강화를 위해서다. 퀄컴은 “디바이스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특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를 반도체 칩에 내장, 인터넷 연결 없이도 서비스 제공을 지원한다. 텍스트는 물론, 음성 질문·답변도 가능하며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1초 이내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해준다.

전·후면 카메라 동시 사용을 지원하는 등 카메라 기능도 강화했다. 후면 카메라 속 풍경을 배경으로 전면 카메라를 활용해 셀카를 찍는 게 가능해진다. 줌인·줌아웃 등 인물 포커스 기능도 얼굴 인식 기반으로 빠르게 지원한다.

이외에도 AI 학습을 통한 개인화된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고 5G 어드밴스드 레디 모뎀·무선주파수(RF) 시스템을 적용했고 와이파이7과 듀얼 블루투스 기능을 담았다.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탑재하는 스마트폰은 이달 26일(현지시간) 첫 출시된다. 샤오미 14 시리즈다. 또 에이수스, 아너, 메이주, 니오, 누비아, 원플러스 등도 탑재를 결정했다.

삼성전자 차기 전략 스마트폰(갤럭시 S24 등)에도 적용이 예상된다. 그동안 삼성 플래그십 폰에는 퀄컴 AP가 들어갔다.

지아드 아즈가 퀄컴 제품관리 수석부사장은 “고객사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한국 제조사 역시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능에 관심이 많고 고민이 있어 스냅드래곤 진화 방향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자사 중앙처리장치(CPU) 오라이온이 인텔 x86 CPU보다 저전력·고성능이라는 테스트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자사 중앙처리장치(CPU) 오라이온이 인텔 x86 CPU보다 저전력·고성능이라는 테스트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C용 CPU 시장 참전…애플·인텔과 경쟁

퀄컴은 PC용 컴퓨터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플랫폼'도 선보였다. 2021년 인수한 스타트업 누비아가 자체 개발한 중앙처리장치(CPU) 오라이온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경쟁사 제품 대비 최대 2배 빠르고 3분의 1 전력을 사용하는 등 효율성을 높였다.

AI 중심 설계로 130억개 이상의 매개변수를 보유하고 있다. 생성형 AI 모델을 온디바이스로 실행하면 경쟁사 제품 대비 실제 4.5배 빠른 AI 처리 성능도 나타냈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는 AI 추론을 지원하고 생산성·창의성·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지향적이며 전력 집약적인 작업을 지원한다.

퀄컴 자체 테스트 결과, 오라이온 CPU는 Arm 설계자산(IP) 기반 애플의 M2 맥스 등 모바일용 CPU는 물론이고 인텔 X86 등 PC용 CPU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모바일·PC용 CPU 경쟁 기업으로 양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자체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오라이온 CPU가 Arm 설계자산(IP) 기반 애플의 M2 맥스나 인텔 x86 같은 현존하는 모바일·PC용 최고성능 CPU보다 우위를 기록했다”며 “경쟁사보다 최대 70% 낮은 전력으로 동등한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CPU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중반부터 HP·레노버 등 글로벌 주요 제조사가 스냅드래곤 X 엘리트 기반 PC를 출시할 예정이다.

퀄컴 최신 스냅드래곤 제품. 위가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아래가 스냅드래곤 8 3세대다.
퀄컴 최신 스냅드래곤 제품. 위가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아래가 스냅드래곤 8 3세대다.

마우이(미국)=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