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0.6% 성장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로 전환한 가운데 반도체가 회복세를 보였고,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 등이 소폭 개선된 것이 반영됐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미국 고금리 여파 등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한 연 1.4% 성장률 달성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1.4%다. 분기별 실질 GDP는 지난해 1분기 0.7%, 2분기 0.8%, 3분기에는 0.2%로 성장했지만 4분기 수출이 급감하면서 -0.3%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분기(0.3%), 2분기(0.6%)를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우리 경제는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주춤했던 내수도 증가로 전환됐다”며 “전분기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전년동기 대비로는 1.4% 성장해 상반기 0.9%보다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먼저 민간 소비는 서비스(음식숙박, 오락문화 등)를 중심으로 0.3% 증가했다. 정부 소비도 사회보장현물수혜 중심으로 0.1% 늘었다. 건설투자는 2.2%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2.7%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성장했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3.5% 증가했고, 수입도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6% 성장했다. 농림어업은 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1.0% 증가했다. 제조업도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늘어 1.3% 성장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늘어 2.4%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지만,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늘어 0.2% 증가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1.4%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2.5%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0.6%)을 웃돌았다.
한은은 이날 4분기 실질 GDP가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미국 고금리 여파 등 여파로 상승세를 유지할지는 불확실하다고 관측했다. 한은 조사국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4%로 예상했다.
신승철 국장은 “IT 경기, 반도체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수출 부진을 좀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해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했다”며 “다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라던가 미국 고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 우리나라 금융이나 실물 외환 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 이런 부분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T경기나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거를 보면 1% 전망했던 게 어느 정도 부합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불확실 요인들이 언급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