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경영통합 협상이 중단됐다고 일본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WD는 이미 키옥시아 등에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 지난 2021년부터 추진된 양사 합병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WD가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 키옥시아홀딩스와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형태로 경영 통합 방안을 협상해왔다. 그러나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가 동의해주지 않으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는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으로 SK하이닉스는 2018년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약 15% 지분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3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도 “이번 딜로 인해서 당사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투자 자산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사는 해당 건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장래에 키옥시아와의 협력도 염두에 둔 SK측이 경영통합시 웨스턴디지털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동의하지 않았다”며 “이번 협상에는 경제안전 보장 관점에서 미일 양국 정부도 깊이 관여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양사가 협상을 중단한 이유로 SK하이닉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점과 함께 “키옥시아의 최대 주주인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과도 경영통합을 둘러싼 조건을 절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키옥시아와 WD의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각각 19.6%, 14.7%다. 양사 통합 시 SK하이닉스(17.8%)를 앞서게 된다. 1위는 삼성전자로 31.1%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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