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저궤도 위성통신 네트워크 '스타링크'를 지난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전쟁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제공하겠다고 밝혀 이스라엘이 강력 반발했다.
29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이용자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가자지구 내 폭격으로 인터넷 연결이 끊겼다”며 “즉시 스타링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다.
머스크는 이 같은 요청이 이어지자 “스페이스X(머스크가 설립한 민간우주기업)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구호 단체들과의 통신 연결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러시아의 공격으로 통신이 두절된 우크라이나에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단말기를 보낸 것과 마찬가지로 가자 지구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측은 즉각 반발했다.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머스크가 가자지구에 스타링크를 설치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 싸우겠다”며 “하마스는 (스타링크를) 테러 활동에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머스크는 납치된 아기, 딸과 아들, 노인들의 석방을 조건으로 내걸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때까지 내 사무실은 스타링크와 관계를 끊겠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측의 반발이 이어지자 머스크는 “우리(스페이스X)는 그렇게 안일하지 않다”며 “어떤 스타링크 단말기도 가자지구에서 접속을 시도하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스타링크가 순수하고 인도적인 이유로 '단순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비상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WSJ은 이같은 머스크의 제안이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인터넷 연결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현지 네트워크 운영자인 팔텔(Paltel)과 외부 평가업체는 가자지구의 인터넷이 29일 복구됐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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