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이르면 이달말 인사·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내년 3사 최고경영자(CEO)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 안정 행보다. 동시에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플랫폼 사업 등 신사업 시장 선점에 무게를 둔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SK텔레콤 인사·조직개편이 순차적으로 단행될 전망이다.
통신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KT다. 인사 조직개편 폭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노조 선거를 마치는대로 인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 8월말 공식 취임 직후 부문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김영진 경영기획부문장 직무대행, 이선주 경영지원부문장 직무대행,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 직무대행 등을 임명했다. 3개월간 경영성과 평가에 기반한 재신임 여부 결정은 핵심 관전포인트다. 아울러, 김 대표가 성과와 능력을 강조한 점을 볼 때 인사 폭이 상당히 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신사업 분야에서 김 대표는 KT의 CT(통신기술) 역량이 우수하지만 IT(정보기술) 역량을 더 키워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AI 분야에 무게를 싣는 행보가 예상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021년 11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이사회 공식 임기를 1년 남기고 있다. 내년에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SK텔레콤을 이끌 가능성이 유력하다.
유 대표는 취임 직후 AI컴퍼니로의 전환을 기치로 기업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에 주력해 왔다. 조직을 AI 개발 중심으로 재편하고, AI 관련 투자 비중을 향후 5년간 약 3배 높이겠다는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이같은 계획이 실행 속도를 높이도록 에이닷과 생성형AI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AI를 중심으로 통신·미디어·커머스 사업이 융합돼 혁신 속도를 높이도록 AI 중심 조직개편 방향성이 예상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2021년 3월 취임 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통신업계에서는 황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황 대표는 사물인터넷(IoT) 신사업에 집중하며 KT를 전체회선수 기준 턱밑까지 추격하고, 플랫폼 사업 기반을 조성하는데 주력했다. 아이들나라, 화물잇고 등 플랫폼 사업 기반조성과 더불어 생성형AI '익시젠' 개발을 지휘했다. 황 대표 재임기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기업에서 인재 수혈도 활발했다. 내년 이같은 성과에 탄력을 받도록 플랫폼 강화를 키워드로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통신 3사는 올해 통신비 인하 압박과 시장 정체 영향으로 주가 부양에는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가능성 있는 신사업을 발굴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은 장기적인 사업 성장과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있어 핵심 과제로 지목받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한해 통신3사 모두 신사업 방향성을 제시하고 기반을 조성하는데 주력했다”며 “내년 AI 등 신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조직개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