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듣' 인별정산…음원료 '부익부 빈익빈' 줄었다

네이버 바이브, 시뮬레이션
내가 듣는 음악에 음원료 지불
상위 100개팀 중 51개팀 정산료↓
다수 창작자에 권리료 더 돌아가
음저협 등 반대…유명무실 지적

비례 배분 방식과 인별 정산 방식 개념도
비례 배분 방식과 인별 정산 방식 개념도

#. J모 가수의 싱글앨범 곡은 48초 길이로 비례정산시 약 120만원 수준에서 인별정산 적용시 15만원으로 정산액이 약 87%가량 감소했다. E모 가수의 W곡은 45초 길이로 비례정산시 약 54만원 수준에서 인별정산 적용시 6만원으로 90%가량 정산액이 줄었다.

음악사용료 징수규정에 '인별정산'(이용자 중심 음악사용료 정산방식)이 추가되며 음원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네이버 바이브 스트리밍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바이브 인별정산 적용에 따라 정산금이 줄어드는 아티스트 상위 100개팀 중 51개 팀이 권리료 편취형 사재기 의심사례로 판단됐다.

인별정산은 이용자가 지불한 이용료를 개인이 들은 음원 비중 별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내돈내듣(내돈내고 내가듣는)'으로 불린다. 내가 듣지도 않은 음원의 전체 순위가 높으면 이용요금 중 일부가 일부가 돌아가는 비례배분 방식과 달리 자신이 지불한 이용료는 자신이 들은 음원 아티스트에게만 지급된다. 인기 아티스트뿐 아니라 비주류 장르, 독립 아티스트들에게도 정산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인별정산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아 징수규정을 개정하는 안을 최종 승인했다. 징수규정은 음악 신탁단체가 권리자에게 저작권료를 배분하는 근간이다.

이에 권리료 편취형 사재기가 줄었다는 게 바이브 측 설명이다. 권리료 편취형 사재기는 음원의 인지도나 청취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소수의 이용권을 통한 반복 청취로 스트리밍 숫자를 부풀려 비례정산하에서 정산금을 과도하게 정산받는 사재기를 의미한다.

바이브 스트리밍 시뮬레이션 결과, 인별정산 적용에 따라 정산금이 줄어든 상위 100개 팀 중 51개 팀의 경우 평균적으로 이용자별 정산 적용시 약 50% 정도 정산액이 감소했다. 가장 많이 감소한 팀의 경우 비례정산 대비 88%까지 줄었다.

바이브 관계자는 “인별 정산을 적용할 경우, 기존 비례정산하에서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이뤄진 권리료 편취형 사재기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어, 다수 선의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권리료가 정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별정산 징수규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정산 제도를 반대하는 저작권자, 음악 제작사가 상당해서다. 멜론과 지니뮤직, 벅스, 플로 등 주요 음원 플랫폼 역시 비례정산 방식을 사용한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한국음반산업협회(음산협)·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 등 신탁단체 세 곳이 인별정산 도입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인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최대 음악 신탁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참여하지 않았다.

음원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사재기가 계속되면 음원 플랫폼 차트 신뢰가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도 “음저협이 인별정산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음원 플랫폼이 주도해서 음원 정산 환경을 바꾸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