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가 경기침체와 게임 이용률 하락에 직격타를 맞으며 보릿고개에 직면했다. 게임사들은 넥슨과 네오위즈, 크래프톤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예년만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임 업계 전반에 분위기 반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가운데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를 기점으로 차기 신작 라인업 전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9일 주요 게임사 실적 발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23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165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21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줄였지만 기대했던 흑자전환은 이뤄내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영업이익 226억원으로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120억원에서 올해 21억원으로 급락했다.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는 주력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쓰론앤리버티(TL)'과 '붉은사막' 등 기대 신작 출시 지연이 급격한 실적하락으로 이어졌다. 콘텐츠 업데이트와 다양한 이벤트를 지속했으나 유사 장르 경쟁작으로의 이용자 이탈을 막지 못했다.
반면, 넥슨은 4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하며 잔체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 크래프톤은 1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네오위즈는 202억원을 기록하며 네 배 가까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넥슨은 PC와 모바일 주요 라이브 타이틀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 서비스를 재개한 게 호실적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네오위즈는 지식재산(IP) 사업을 활발히 펼친 게 실적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업계는 실적 반등 키는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는 신작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내달 7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TL과 지스타에서 선보일 LLL, 배틀크러쉬, 프로젝트BSS, 프로젝트G, 프로젝트M 등은 엔씨소프트 미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식재산(IP)으로 기대를 모은다.
넷마블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모두의 마블2'(한국) 등도 대기열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에서는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과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중국)도 출격한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꾸준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4분기 다시 한 번 흑자전환을 노린다.
카카오게임즈는 도트 그래픽에 액션성을 극대화해 콘솔 게임 감성을 담은 '가디스 오더'와 크로스플랫폼 MMORPG '롬(R.O.M)'이 시동을 걸고 있다. 아키에이지 워, 오딘, 에버소울 글로벌 서비스 지역 확대 역시 실적 개선을 기대하게 한다. 콘솔 및 PC온라인 플랫폼 기반 AAA급 신작으로 개발 중인 '아키에이지2'와 로그라이크 캐주얼 RPG 신작 'Project V(가제)도 핵심 유망주로 거론된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