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유인촌과 '2009 지스타' 점퍼

임동식 기자
임동식 기자

“14년전 지스타 때 입었던, 집에 고이 간직했던 옷을 꺼내서 오늘 또 입게 될 줄이야 생각도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뛰어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15일 부산전시컨벤션센터(벡스코)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게임대상' 시상식.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마치 게임처럼 '2009 지스타'와 '지스타 유니폼(점퍼)'을 소환했다. 2009년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때 만든 기념 점퍼를 입고 시상식에 나온 것이다.

2009년은 지스타 역사에 큰 변화가 생긴 해다. 개최 장소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벡스코로 옮겨 처음 치른, 부산 지스타의 출발점이다. 이후 지금까지 지스타는 벡스코에서 줄곧 열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 19일 폐막한 '2023 지스타'도 역대 최대 규모로 치뤄졌다.

유 장관은 당시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스타 점퍼'를 입고 개막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전시장 투어를 진행했다. 상의는 지스타 점퍼에 바지도 게임대상 시상식 때와 비슷한 블랙진으로 캐주얼 스타일로 기억된다.

당시 전시장 투어 직후 유 장관에게 던졌던 질문과 대답이 떠오른다. 지스타 부산 개최에 대한 생각과 전시장 투어 느낌을 물었고, 그는 “무엇보다 행사를 잘 치르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 여러 측면을 평가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14년 전에 입었던 지스타 점퍼를 다시 입고 온 유 장관에 주변 호평도 꽤 나왔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오늘 장관님 참석과 함께 또 하나 놀란 것은 2009 지스타 때 만든 점퍼를 다시 입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09년 당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으로 지스타 부산 유치와 2009 지스타 부산 성공개최를 이끈 주역이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 그 때나 지금이나 유 장관의 말과 행보는 자유롭고 쾌활하다. 인사말이나 중간중간 오가는 대화에서 그 나이에 있음직한 '꼰대' 느낌보다는 게임업계와 산업, 청년 게임 개발자까지 두루 고려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유 장관은 확률형 게임 아이템을 콕 집어 언급했고, 대통령의 게임 활성화 정책적 지원의지도 밝혔다. 입고 온 지스타 점퍼를 쓰다듬으며 '다시 한번 열심히 뛰겠다'는 유 장관의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게임업계의 다양한 현안을 해소하고 관련 산업 도약에 기폭제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