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올림픽' 두바이서 개막…6G 주파수 4.4~15.35㎓ 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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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분배를 위한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가 2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다. 6G 주파수 후보대역에 관한 글로벌 논의가 처음 이뤄지는 자리인 만큼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달 15일까지 4주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주관하는 WRC-23에 참가한다. 193개국 정부·전문가 34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글로벌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지정과 위성망 안정적 운용, 우주기상 주파수 신규 분배 등 23개 의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이뤄진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전권회의인 만큼, 정부는 국내 산업계에 유리한 사항을 반영시키기 위해 주요국과 수시 협력 회의를 개최하는 등 전략적 대응에 나선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6G 후보 주파수 발굴이다. 6G 주파수는 WRC 회의 결과에 따른 전파규칙(RR) 개정을 통해 할당된다. 올해 WRC-23에서 세계 각국이 후보 주파수를 제안하면 2027년 열리는 WRC-27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6개로 나뉜 전세계 지역기구 중 아시아·태평양 전기통신협의체(APT) 소속으로 WRC에 참가한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일본·인도 등 38개국이 소속된 APT는 앞서 열린 아태지역기구 준비회의(APG23)를 통해 6G 후보 주파수로 4.4~15.35㎓ 대역을 지정했다. 이를 WRC-27 차기의제로 공동제안할 전망이다.

국가별 이해관계는 다소 첨예하다. 우리나라는 4.4~4.8㎓, 7.125~8.5㎓, 12.75~13.25㎓, 14.8~15.35㎓ 대역을 원하고 있다. 6G 유력 후보 대역으로 거론되는 어퍼미드밴드(7~24㎓) 중 망 구출 효율성과 성능 목표를 감안해 7~15㎓로 범위를 좁혔다. 6㎓ 이하 중저대역도 고려 대상이다.

중국은 후보대역으로 6.425~7.025㎓를 지지한다. 방글라데시 등 7개국과 공동제안을 꾀한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해당 6㎓ 대역을 와이파이 6E 용도로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역시 17.3~21.2㎓ 고대역을 원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경우 미국은 상단 대역인 12.2~13.25㎓ 대역을 6G 후보 주파수로 제시했다.

자국에 유리한 주파수를 국제 공통 주파수로 내세우기 위한 외교전도 치열하다. 앞서 열린 ITU 전파통신총회(RA-23)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6G 비전이 승인되면서 국제 표준화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또 표준화를 총괄하는 지상통신 연구반(SG5)에 위규진 박사가 의장으로 선출됐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4년간 SG5 의장국으로서 6G 국제표준화를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WRC 이후 본격화될 6G 시대에 맞춰 기술 주도권 선점에 적극 나선다. ITU에 우리 민간전문가를 파견하고 6G 주파수가 최종 결정되는 WRC-27에서도 우리나라가 국제표준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래 기술 협력과 연구 활동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