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내년 1월 원격검침 통신설비 113만대에 대해 사업자 입찰을 진행한다.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회선으로 잡히는 원격관제 물량이 대량으로 나오면서 이동통신 3사 모두 입찰 여부를 적극 검토한다. 특히 지난해 한전 원격검침 수주를 따낸 LG유플러스에 추월을 허용한 KT는 이번 입찰 참여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내달 초 저압(가정용) 원격검침인프라(AMI) 6차 사업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내년 1분기내 낙찰자 선정과 최종 계약이 마무리된다. 규격이 리얼타임 OS에서 임베디드 리눅스로 변경되는 것을 제외하면 앞서 진행한 5차 입찰과 동일하다.
이번에 나오는 AMI 회선은 총 163만개다. 계량기용 전력선통신(PLC) 50만대를 제외한 나머지 113만대가 무선 LTE 설비다. 검침용 원격관제에 쓰이는 IoT 회선수를 대거 늘릴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이동통신 3사의 입찰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KT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KT 이동통신 가입회선은 1773만5022개로 LG유플러스(1829만2170개)에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한전 저압 AMI 5차 사업에서 원격검침용 IoT 회선 약 200만개를 수주하면서 무선 회선수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당시 KT는 최저가 입찰로 수백만 회선을 일시에 따내는 방식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은 지양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실제 지난해 5차 사업 입찰에는 불참했다. 그러나 이번 6차 사업이 수백만 회선이 나오면서 내부적으로 참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한전 AMI 마지막 입찰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는 최근 AMI 모듈 개발 공급사들과 접촉하며 사업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개별 입찰사업에 대해 경제성 분석을 거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입찰 참여가 유력하다. SKT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한전 원격검침 물량 240만대를 수주했다. 지난해는 LG유플러스에게 입찰 물량을 내준 만큼 내년 6차 사업 참여를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역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서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확대되는 통신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oT 회선을 적극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내년 2월 마무리되는 한전 원격검침 6차사업 수주 결과에 따라 이동통신 가입회선 점유율 판도도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KT 입장에서는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원격관제 회선에서 350만개가량 벌어진 LG유플러스와의 격차를 다시 좁힐 수 있다. 반대로 LG유플러스는 사물지능통신(M2M) 시장에서 SKT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내달 공고…내년 1분기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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