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원장 “전기차·자율차·UAM 기술개발 및 기업지원 핵심 역할 할 것”

지난해 국내 자동차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공급망 불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글로벌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올 하반기 이후 반도체 공급이 점차 완화되면서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 늘었다.

올초 자동차 수출 금액은 56억 달러를 기록, 월간 기준 역대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수출 증가에는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역할이 컸다.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시장 역시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의 약진으로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이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유일 미래 지능형 자동차 기술 전문 연구 및 지원기관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는 의미다.

KIAPI는 전통적 내연기관 및 기계부품 중심 자동차산업이 미래형 자동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기관이다. 게다가 데이터 공유와 활용을 활성화 해야하는 자동차산업 데이터 생태계 조성의 중심역할을 맡고 있다.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

KIAPI는 설립 후 올해로 15년을 맞았다. 이젠 지역을 넘어 국내 자동차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KIAPI 역사의 절반, 8년 동안 기관을 이끌어온 성명호 KIAPI 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KIAPI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해 미래차 전환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중견·중소 상생전환 패키지, 전환역량강화, 컨설팅 등을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삼보모터스, 경창산업, 카펙발레오, 이래AMS 등 지역 대표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정부 미래차 사업재편 승인을 획득,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지역 기업 미래차 전환을 돕고 있습니다.”

성 원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KIAPI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럴수록 미래형 자동차 기술 관련 부품 업체 및 연구기관을 지원하고 미래형 자동차 산업 기술 육성에 더 많은 이바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 원장과의 일문 일답

-KIAPI를 8년간 이끌어오며 느낀 소회는?

▲설립 초기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 직원이 늘고, 사업도 안정적이며 특히 기업들로부터 기관 역할에 대해 호평을 받고 있어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시장,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분야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여주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그동안 노력을 아끼지 않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 민선 8기 이후 홍준표 시장이 강조해온 도심항공교통(UAM)분야에서도 KIAPI가 관련 기업과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미래차 분야 기술개발 성과는 어떤게 있는가

▲지역에서 차세대 자동차 기술 개발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실차 평가 및 시험 시설을 갖추고 기업 및 연구 기관 수요에 맞춰 적극 지원하고 있다.

고속 주회로, 범용 시험로 등 다양한 조건에서 자동차 주행 시험 및 샤시 다이나모, 충격 내구시험 장비 등의 대상 시험이 가능하도록 시설 및 시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관련 부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용 플랫폼을 구축 및 완성해 글로벌 시장 선점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주행시험부터 실도로 실증테스트까지 원스톱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율차 관련 R&D와 인증사업을 통해 중소·중견 차세대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 역량을 높이는 중심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

-향후 어떤 기술개발을 중점 지원할 계획인가

▲자동차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의 다양한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 위한 지원체계도 갖췄다. 앞으로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지원체계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또 미래 모빌리티분야 기술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자동차 관련 다양한 연구개발 혁신기관들과 상생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기존 자동차 기술뿐 아니라 여러 분야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미래 모빌리티 기술 획득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R&D 이외 대표적인 지원사업은?

▲미래형 자동차와 로봇분야 맞춤형 인재양성 및 청년지역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올해 D-Jobs 아카데미 사업이 시작됐다. 대구경북지역 미래차와 로봇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이면 누구나 교육을 수강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 전문가 특강 등 공통교육과 함께 미래차 및 로봇 실무형 교육,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업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협의회 운영 등 기업 참여도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

-청년일자리사업은 지역 기업에 청년근로자를 매칭해주는 효과가 크다고 들었다.

▲2019년부터 올해 말까지 198억원을 투입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지원사업을 수행했다. 지역소재 자동차관련 중소기업에 청년 인력 채용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미래자동차산업 전환을 위한 지역청년일자리사업, 대구 미래모빌리티산업육성을 위한 청년일자리사업, 청년고용 창출지원사업 등 3개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이 청년 근로자를 고용하면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고 업무에 필요한 역량교육까지 지원한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기업은 96개사에 달한다. 1558명의 청년 인력이 인건비 지원 혜택을 받았다.

지난해과 올해는 미래차, 미래모빌리티 기업이 청년 R&D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집중했다. 청년근로자와 기업이 모두 만족하며, 중도에 포기하는 인원이 거의 없다.

기업협력팀의 인력양성사업과 협업해 우수 인재들을 배출하고 일자리사업에 청년근로자들이 신청함으로써 기업과 채용 연계돼 사업 성과와 만족도를 높였다.

-청년일자리사업 관련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지원사업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 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 미래차 전환을 위한 지역청년일자리사업은 채용된 근로자의 고용유지율이 90%가 넘는다. 또 채용 근로자의 업무분야가 단순 작업이 아닌 첨단기술분야 연구개발 직종이어서 우수한 인력을 지역에 머무르게 한 효과도 컸다.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

기업이 미래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융복합 기술이 필요한데 사실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은 많이 부족하다. KIAPI는 지역 우수 청년인력을 양성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기업에 효과적으로 공급했다. 앞으로도 인력양성 사업을 강화해 지속적으로 지역기업과 지역자동차산업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갈 계획이다.

-KIAPI가 주관하는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 포럼과 전시의 위상도 높아졌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DIFA가 지역의 한계를 넘어 국내 최대 모빌리티 전시 및 포럼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루는 분야도 전기차에 국한하지 않고 자율주행차, UAM, 국방모빌리티, 농기계 등으로 확대됐다. 특히 정부 차원 전시회로 격상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행사로 도약했다.

-DIFA와 함께 열린 대구모형전기자율주행차 경진대회에 대한 성과와 계획은

▲대구모형전기자율주행차 경진대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보여줄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회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직접 자율차를 제작해봄으로써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는 자체 자율주행 기술만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면 올해는 자율주행 기술과 3D프린팅 기술까지 확장했다. 내년에는 보다 기술을 고도화해 자율차 레이싱 대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학생들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발전시키고 시민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대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KIAPI가 내년에 전략적으로 집중해야할 사업이 있다면

▲KIAPI는 지역 강소기술기업을 지원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교류와 협력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다양한 사업으로 기업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

우선 인력양성이 중요하다. 지역사회, 대학 및 외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혁신 거버넌스를 구축하자는 것이 D-Jobs 프로젝트 비전과 목표다. 미래차·로봇 분야를 적극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자율주행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복합단지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구시는 지난 6월 자율협력주행(CAV) 기반 미래모빌리티 자율주행 평가플랫폼 구축 사업(레벨4)에 최종 선정됐다. KIAPI는 앞으로 자율주행 모빌리티 복합단지 조성사업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대구주행시험장도 고도화하고 기술지원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다양한 모빌리티로 기술이 융합되고 있다. 우리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끝으로 대구미래차 전환 종합지원센터가 대구지역 자동차 부품기업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구미래차 전환 종합센터는 현재 연구기관, 행정기관, 금융기관, 대학 총 18개 기관으로 구성되어 원스톱 패키지로 지원하고 있다.

미래차 산업은 기업 단독으로 준비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2, 3차 협력사가 그렇다. 대구 미래차 전환 종합지원센터가 기업 간 협력을 통한 미래차 전환을 적극 유도해 지역 기업이 미래차 전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성명호 원장은

성명호 KIAPI 원장은 지난 2015년 5월 제2대 원장에 취임했다.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년동안 현대자동차에서 차량성능개발팀, 고성능기술개발실장 등을 역임하며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KIAPI를 국내 대표 미래차 기술개발 및 기업지원 혁신기관으로 성장시켰다. 지역 미래모빌리티산업 육성에 기여했다는 능력을 인정받아 세번 연임에 성공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