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숙 대표의 UX스토리] 〈10〉단순화, AI, 다양성, 그리고 빠른 변화의 대응

김인숙 팀플레이어 대표
김인숙 팀플레이어 대표

겨울이 왔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겨울의 시작은 크리스마스 장식이 거리, 건물 로비, 텔레비전 광고에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백화점은 트리가 장식됐고 눈이 내리기를 기다리게 된다.

기업도 2023년을 되돌아보며 내년을 계획을 세우는 시점이다. 필자도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계획을 세우기 위해 사용자경험(UX) 컨설팅 파트너와 2023년의 UX를 되돌아 본 내용과 시사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참고로 본 글에 제시된 특정 회사나 서비스와 필자 회사 또는 개인적 관계가 없음을 미리 밝힌다.

UX 파트너 12명에게 2023년 서비스나 제품을 다루며 논의된 주요키워드 또는 화두에 대한 질의와 의견을 바탕으로 대략 네가지 정도로 올해의 UX를 요약한다.

첫째, 2023년 UX 또는 디자인 측면에서 화두가 되었던 키워드는 인공지능(AI), 챗GPT, 자동화와 같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며 비용절감과 업무효율화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서비스나 기능이 매우 두드러졌다. 특히 챗GPT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교육,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산업계에서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적극적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AI를 통한 검색과 큐레이션 제공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욱 친화적이고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어 내년에 더욱더 고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둘째, 올해 UX 좋은 사례로 웨이팅앱, 토스앱, 애플닷컴을 손꼽았다. 웨이팅앱의 경우 음식점, 커피숍, 병원등 오프라인에서 지루하게 줄을 서 기다리지 않고 앱을 활용해 사용자는 등록 및 예약을 하고 대기 중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점포입장에서는 줄 서서 불만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다만 디지털 세대들에게는 익숙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디지털 소외 계층에 대한 더욱 적극적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토스앱은 주린이들을 위한 방향에 맞춰 쉬운 언어표현, 사용의 직관성을 제시한 대표적 서비스이며 올해 업그레이드된 버전은 더욱 섬세하게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여전히 UX디자이너 전문가들이 좋은 레퍼런스로 삼고 있다.

애플닷컴은 애플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사이트로, 제품을 매우 매력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섬세한 마이크로 인터랙션 디자인이 인상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반면에 올해 금융서비스 디지털화를 진행하면서 좋은 사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예시도 거론했다. 대표적으로 금융의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 사용자 진입을 한 곳으로 모으려고 했던 사례다. 통합은 사용자에게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기본기능에 충실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원하는 서비스를 찾기 어렵게 만들었다.

셋째, 올해 주요 키워드는 단순화, 자동화, 섬세한 디자인, 간결, 프로세스 단축이다. 많은 서비스가 앱과 웹으로 또는 스크린 기반의 디지털 기기로 제공되고, 더 많이 제공될 예정이라 다양한 사용자를 고려해 서비스는 더욱 간결성과 명확성이 부여된다. 또, 프로세스가 간결해지고 화면에 제공되는 불필요한 요소나 선택항목들을 제거함으로써 사용자는 분명한 태스크를 수행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네이버 페이는 사용자가 빠르게 결제할 수 있도록 집중한 반면에 쿠팡 결제는 결제 과정에서 더 많은 상품을 담으라는 권유가 계속 등장함으로써 결제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더욱더 간결하고 명확해지는 UX와 UI의 방향성은 2024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2023년 UX디자인 관련 업무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급변하는 신기술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면서 변화를 얼마나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전문가들도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우선, 변화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면 빠르게 받아들이기 위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애자일 방식에 대한 도입과 이를 수행 가능한 전문 인력의 배치가 결국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했다.

UX는 시각적 디자인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시대적 변화를 감지하며 기술적 이해, 시기에 적합한 인재 배치, 다양한 시각에서 사용자의 니즈 도출을 해야 한다.

지면상 짧게 올해를 되돌아봤다. 다음달 12월에는 2024년을 계획하고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김인숙 팀플레이어 대표 ux.teamplay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