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장비업계 대부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이 4일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곽 회장은 1938년생으로 국내 반도체 장비 1세대 기업인이다. 1967년 모토로라코리아에 입사 후 14년 간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 한미금형(현 한미반도체)을 설립했다. 당시 불모지였던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이끌며 국내 반도체 장비 기술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곽 회장은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했다.
곽 회장이 1998년 개발한 반도체 패키지 세척·건조·검사·선별 장비인 '비전플레이스먼트'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관련 특허도 200여개 이상 확보했다. 웨이퍼 절단 장비인 마이크로 쏘, 전자기파차폐 장비(EMI 실드), 패키징 적층·부착 장비(본더)와 함께 한미반도체 대표 장비로 거듭나 글로벌 320여개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필수 공정 장비 '듀얼 TC 본더'를 개발, 시가총액 6조원 (1일 종가 기준))을 넘으며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 시가 총액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 초석과 국내 반도체 업계 발전에 대한 열정과 노력으로 곽 회장은 지난 2013년 우수자본재 개발유공자로 선정, 기업인으로서는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곽 회장은 1997년부터 현재까지 취약 계층 아동을 위한 의료 지원, 장학 사업, 교육 사업 등을 후원하며 평소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힘썼다. 1991년에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맡아 반도체 산업의 위상 재고와 함께 대한민국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했다.
장례는 한미반도체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아들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 딸 곽혜신, 곽명신, 곽영미, 곽영아가 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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