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청년문화의 성지이자 현재 K-컬처 주역들의 산실인 '학전'의 정신을 새롭게 확산시키기 위한 스타들의 손길이 모인다.
5일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지하 1층 KOMCA홀에서는 '학전 Again 프로젝트' 기자회견이 열렸다.
작사가 김이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박학기, 박승화(유리상자), 여행스케치(루카), 한경록(크라잉넛) 등 뮤지션과 작곡가 김형석, 배우 설경구, 방은진, 배해선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전 33년 역사를 기릴 '학전 Again 프로젝트' 주요 행사내용들과 관련 의의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펼쳐졌다.
학전 Again 프로젝트는 1991년 3월 대학로 소극장 개관 이후 지하철1호선, 모스키토 등의 기획공연과 함께 내로라할 국내 예술인들의 시작과 성장을 뒷받침한 학전(대표 김민기)을 기리는 동시에, 내년 봄 33년 역사를 마무리하는 학전(대표 김민기)의 새로운 전기를 기원하는 아티스트들의 합동 공연 퍼레이드다.
2월28일부터 3월14일까지 총 2주간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릴 이번 프로젝트는△가수2인+배우1인 컬래버 공연 △김광석 다시 부르기 △김민기 트리뷰트 등 세 종류의 공연으로 전개된다.
박학기는 “저를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음악을 시작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 김민기 선배였고, 그 공간은 학전이었다. 늘 영원할 것 같았던 학전과 그가 악전고투 끝에 폐관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에 빚을 진 후배들이 뭉쳤다. 화려한 K팝의 뿌리라 할 김민기와 학전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형석은 “그의 노래는 늘 서정성을 바탕으로 위로와 희망을 줬다. 또 그의 학전을 통해 김광석-동물원-노영심의 피아노 세션과 함께 첫 데뷔를 했고 성장해왔다. 감성적인 위로를 건넸던 김민기에게 새롭게 위로를 던지는 동시에, 새로운 꿈나무가 설 기회로 프로젝트가 추진됐으면 한다”라고 말했으며, 박승화는 “노래하고 싶다라는 꿈을 주고 유리상자로서 지금을 있게 한 김민기 선배와 학전의 최근 이야기를 듣고 슬펐다. 많은 아티스트 동료들과 함께 뜨거움을 느끼며 어릴 적 추억보다 큰 의미의 학전이 지속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여행스케치 루카는 “여행스케치는 학전과 같이 동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아리따운 동행을 이어갔으면 한다”라고 말했으며, 크라잉넛 한경록은 “낭만과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학전, 세대를 연결할 수 잇는 밴드라는 자부심으로 학전 Again 프로젝트에 합류했다”라고 말했다.
각 무대에서는 윤도현·박학기·알리·장필순·이은미·유리상자·크라잉넛·강산에 등 가수들부터 황정민·설경구·장현성·김윤석·방은진·배해선·최덕문 등 배우들까지 학전으로 탄생하고 성장한 국내 예술인들의 색다른 무대조합은 물론, 각 예술가들이 기억하고 향유하는 7080 테마를 현시점에서 재해석하는 특별한 시간들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배해선은 “수많은 질문 속에 스스로 진심을 찾아가길 바라던 김민기 선생님의 영향을 받고 이 자리에 선 배우들이 있다. 아무리 화려한 순간에 있어도 처음 그 순간으로 돌아가게 되는 그 공간 학전이 기억난다”라고 말했다.
장현성은 “20대 초 학전에서 처음 배우생활을 시작하면서 김민기 선생님으로부터 '못자리 농사 짓는다는 생각으로 직업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많은 교훈을 줬던 그와 학전의 시간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으며, 설경구는 “2001년 독일 베를린에서 '지하철1호선' 공연을 할 당시 현지공연단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스스로 생존해야 했던 현실과 학전의 존재를 감사하게 느낀 적이 있다. 청년문화의 상징적 공간이자 가치를 지닌 학전이 지속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방은진은 “1994년 지하철 1호선 초연과 함께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모두가 정산을 했던 것이 당시로서는 얼마나 컸던지 모른다. 70만회의 소극장 공연기록과 함께 학전을 유지해온 그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갈음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하는 동료와 후배들의 존재를 느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학전 Again 프로젝트'의 의의는 단편적으로 소극장 공연과 인디뮤지션 기반 활성화라는 학전의 가치를 조명하며, 공간 자체의 유지부터 새로운 형태로의 전환까지 학전의 정신을 이어나갈 다양한 방향성들을 함께 모색하고 힘을 모으자라는 취지를 띠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장현성은 “방향성이나 목적이 명확하다. 예술인 입장을 떠나 학전을 바라보는 관객입장에서도 추억은 많다. 당시의 추억과 현재의 감성, 미래의 가치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으며, 방은진은 “당장에 번복되거나 단편적인 후원으로만큼은 바뀌지는 않겠지만, 폐관이 됐을 때 김광석 선배의 부조를 더한 벽 하나만큼은 지키고 싶다할 정도로 공간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있다”라고 말했다.
박학기는 “단순히 추억만이 아니라 처음으로 돌아가 김민기와 학전이 지닌 현재가치와 미래를 함께 공감하는 취지를 지니고 있다. 학전 소극장에서 시작한 우리의 현재를 잘 보여주면서, 다양한 후원은 물론 일반인들의 기부동참과 함께 학전의 새로운 출발점을 향한 힘들을 모아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학전 Again 프로젝트는 2월28일부터 3월14일까지 총 2주간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