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등 소형 OLED 대응
사업부 독립…성장 기회 마련
LG디스플레이가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전담하는 '전략고객' 사업부를 신설했다. 정철동 신임 CEO 선임과 동시에 이뤄진 개편으로, 핵심 고객사 애플에 대응하는 조직이다. 정철동 사장 선임과 함께 LG디스플레이 부활의 첫번째 과제로 애플 사업 강화를 꼽아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략고객(Strategic Customer) 사업부를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기존 △대형 △중소형 △오토그룹(자동차) 3개 사업부를 △대형 △중형 △SC △오토그룹 4개 사업부 체계로 전환했다.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모니터용 패널 사업을 담당하던 중소형사업부를 SC사업부와 중형 사업부로 나눈 것이 골자다.
SC 사업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들어가는 OLED를 담당한다. '소형' 대신 '전략고객'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이유는 핵심 고객사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소형 OLED 사업의 가장 큰 고객사는 애플이다. 즉, SC는 사실상 애플을 겨냥한 조직이다.
LG디스플레이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애플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기존 소형 사업을 별도의 사업부 형태로 독립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SC 사업부장은 소형사업총괄이던 최현철 전무가 맡았다. 최 전무는 고휘도와 장수명 등 내구성이 뛰어난 '탠덤 OLED' 구조를 개발한 인사로, LG디스플레이 내 대표적인 기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 사업전환을 추진하면서 대형에만 집중했고, 중소형 OLED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인 아이폰 OLED 대응 부족이 뼈아팠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에 OLED를 공급하면서 최대 실적을 거둔 반면에 LG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에야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SC 사업부를 만든 건 전 세계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성장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전을 위한 카드로 '애플 집중'을 꺼낸 것이다.
LG이노텍에서 애플 비즈니스를 역대 최대 규모로 성장시킨 정철동 사장이 LG디스플레이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공급망에 진입했지만 양산에서 차질이 생겨 납품이 지연되는 등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다.
SC 개편과 함께 기존 중소형 사업부장을 맡아온 김명규 사장은 최고원가혁신책임자(Chief Cost-innovation Officer)로 자리를 옮겼다. 정철동 사장이 취임일성으로 강조한 원가혁신 드라이브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형사업부는 중형사업총괄이던 민융기 부사장이 수장이 됐다. 대형사업부와 오토사업은 변동이 없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형과 소형 사업에서 각각 독립된 체계를 구축해 중소형 OLED 경쟁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