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미국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100년 이상 선고가 가능해 눈길이 쏠린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몬테네그로 법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이 주디 라이징 라인케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대사와의 지난달 만남을 포함한 인사들과의 비공개 논의에서 권 씨를 미국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권 씨는 지난해 5월, 전 세계적으로 400억 달러(약 52조원) 규모 피해를 낳은 테라·루나 암호화폐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한국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하기 직전인 같은 해 9월 잠적했다가, 올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그를 두고 한국과 미국 모두 인도를 요구해 그가 어디서 재판을 받을 지 관심이 쏠렸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지난달 인도를 승인했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중요한 파트너이고, 한국은 인도 청구서를 먼저 보냈다며 어디로 인도할지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또한 현지에서 선고받은 징역 4개월(공문서 위조 혐의)을 다 채운 뒤에 인도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비공개 논의에서 미국에 인도할 의사를 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밀로비치 법무장관 측은 “국민들은 그 결정을 적시에 알게 될 것”이라고 여전히 입을 닫고 있다.
권 씨가 미국으로 간다면 한국보다 더 높은 형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검찰은 권 씨에 대해 증권사기·배임 등 5개 혐의를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은 금융사기·시세조작 등 8개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100년 이상 선고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씨의 미국행이 이대로 확정될 경우 그는 형기와 구금명령이 마무리되는 내년 3월께 미국 법정에 서게 될 전망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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