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이 공공용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수해, 화재 등 현장에서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통신 기능을 갖추게 돼 사고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전파연구원은 재난망이 사용하는 700㎒ 대역에서 IoT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기술기준 연구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와 국립전파연구원은 재난망 운영기관인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IoT 활용 가능성과 전파 출력 기준 등을 연구한다.
재난망은 700㎒ 대역 20㎒ 폭을 활용한다. 그동안 재난망은 700㎒ 주파수를 사용하는 롱텀에벌루션(PS-LTE) 기술을 적용해 무전기를 중심으로 투시투토크(PTT)와 데이터 전송 기능 위주로 활용됐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 상황에서 경찰, 소방,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이 일원화된 통신망을 활용해 재난 대응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해 구축됐다.
재난망에서 기술기준 개정을 통해 IoT 기능을 사용하게 되면, 기존 상황대응 위주 활용에서 재난 예방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같은 사고에서 센서가 수위 이상을 파악하고 PS-LTE 망을 통해 신호를 보내면 곧바로 수문을 닫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수위센서와 화재 경보 센서, 지능형 CCTV 센서를 통신망으로 연결하고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분석·대응하는 서비스 시나리오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드론을 재난망과 연계해 현장수색을 강화하고, IoT 센서가 탑재된 손목밴드, 헬멧 등 웨어러블 안전장비로 위치추적과 조난자 건강상태 정보도 수집할 수 있다. 안양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IoT 관련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기준 확립은 이같은 IoT 서비스 활용을 위한 제도 차원 전제 조건이다. 국내 통신·센서 기업이 관련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재난대응력을 높이고, 관련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재난망 IoT 기술기준과 관련, 긴급한 재난상황에서 안정적 대응을 위해 IoT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도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감지된다. 안정성 확보는 놓치지 말아야할 과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관계 기관 등 요청에 따라 주파수와 관련한 기술기준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문가와 연구를 통해 IoT에 주파수 활용 적정성과 방법 등을 종합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