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제4 이동통신을 추진하는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를 할당받은 1&1이 오픈랜 기술로 승부수를 던졌다. 오픈랜을 활용한 비용절감과 네트워크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국과 유사하게 거대 통신 3사가 장악한 독일 통신시장에 균열을 낼지 주목된다.
1&1은 오픈랜 기술을 기반으로 유럽 최초 완전 가상화된 5G 네트워크를 운영한다고 선언했다.
알뜰폰사업자에서 출발한 1&1은 2019년 정부로부터 2㎓와 3.6㎓ 대역을 할당 받아 5G 망 구축을 시작했다. 이후 2022년 12월부터 고정형 무선접속장치(FWA)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이달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국 서비스를 개시한다. 1&1은 2030년 말까지 독일 가구의 50%를 커버할 계획이다. 1&1은 2024년 말까지 3000개 이상 기지국을 구축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커버리지가 제공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텔리포니카 망을 임대한다.
1&1 네트워크는 분산형 데이터 센터를 통해 수백 개의 도시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형태로 구축했다. 네트워크 기능은 기존 서버에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SW)에 의해 제어된다. 무선접속망은 이같은 SW와 호환되는 네트워크 장비로 구축한다. 1&1은 약 80여개 기업으로부터 장비·솔루션을 공급받는다.
1&1의 오픈랜 구축에는 일본 제4 이동통신사인 라쿠텐, 오픈랜 전문기업 매브니어가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라쿠텐은 일본 제4 이통사로서 망 운영을 넘어 다른 글로벌 이통사에 망을 설계·구축하는 글로벌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오픈랜을 앞세운 1&1이 고착화된 독일 이동통신시장에 균열을 낼 메기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독일 이동통신시장은 T모바일(도이체텔레콤)과 텔리포니카, 보다폰 3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유럽 최초의 100% 오픈랜이 제대로 운용될지 글로벌 이동통신사 눈길이 쏠린다. 오픈랜은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 인공지능(AI)과 자유로운 요금 설계 등 서비스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1&1의 오픈랜 적용은 제4 이통을 준비하는 한국 사업자에도 시사점을 준다. 10여년전 제4이통이 출범한 프랑스(프리모바일)을 제외하고, 미국(디시), 일본(라쿠텐)에 이어 독일에서 탄생한 제4 이통사는 모두 오픈랜을 채택했다.
통신 전문가는 “제4 이통은 기존 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픈랜이라는 신기술 적용에 부담이 적다”며 “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오픈랜 혁신 기술이 제4 이통을 통해 검증받을지도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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