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지, '수직형 GaN 반도체' 시제품 개발

비투지 수직형 질화갈륨(GaN) 반도체의 GaN on GaN 구조(오른쪽). 기존 GaN on Si 등 수평구조(왼쪽)와 달리 전류가 수직으로 흘러 반도체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비투지 수직형 질화갈륨(GaN) 반도체의 GaN on GaN 구조(오른쪽). 기존 GaN on Si 등 수평구조(왼쪽)와 달리 전류가 수직으로 흘러 반도체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비투지가 질화갈륨(GaN) 반도체 성능을 대폭 끌어 올린 '수직형 GaN 반도체 소자'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실리콘(Si)과 GaN을 결합하는 대신 GaN 위에 GaN을 올리는 'GaN on GaN' 구조를 채택한 성과다. 비투지는 의료 장비용 GaN 반도체 시장을 겨냥,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비투지는 최근 2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GaN on GaN' 반도체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내년 2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국제광학학회(SPIE) 2024'에서 이를 공개한다. SPIE는 세계 최고 수준의 광학학회로, 차세대 반도체 및 광학 센서 기술이 대거 공개되는 자리다.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로 알려진 GaN은 현재까지 실리콘 위에 GaN을 성장(에피공법)시키는 'GaN on Si'이 대세였다. 실리콘으로만 만든 반도체 대비 내구성이 좋고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지만, GaN과 실리콘 사이에 전류가 수평으로 흐르는 구조라 전류 손실 등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비투지는 GaN 위에 GaN을 직접 쌓는 방식으로 전류를 수직으로 흐르게 했다. 반도체가 견딜 수 있는 전압과 전류 밀도를 한층 더 개선한 것이다. 고출력 성능을 구현할 뿐 아니라 반도체 칩 크기를 줄이는데도 성공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수직형 GaN 반도체는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장비(CT) 등 의료장비에서 엑스선을 검출하는 디텍터 모듈에 탑재된다. GaN 웨이퍼를 자른 반도체(다이)를 이어 붙여 센서 형태로 구현했다. 신체 부위를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고품질 이미지 획득에 유리해 기존 비정질실리콘(aSi)이나 인듐·갈륨·아연산화물(IGZO), 중금속이 포함된 카드뮴·텔루라이드(CdTe) 소재 반도체를 대체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비투지는 이르면 내년 말 수직형 GaN 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 기장 산업단지에 4500평 규모 GaN 반도체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GaN 반도체 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에피 웨이퍼까지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에 도전한다.

수직형 GaN 반도체 양산이 본격화하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수직형 GaN 반도체가 전력 성능에서 우수한만큼 전력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전기차, 고속 충전 시설 시장을 타깃한다.

신영훈 비투지 기술연구소장은 “GaN on GaN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양산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