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년기획] 에스에프에이, AI 기술로 스마트 팩토리 구현…“유통·이차전지·반도체 적용”

에스에프에이 아산 사업장 전경. (사진=에스에프에이)
에스에프에이 아산 사업장 전경. (사진=에스에프에이)

충남 아산에 위치한 에스에프에이(SFA) 사업장에서는 로봇 팔이 물품을 집고 제품 특성에 따라 분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에스에프에이가 개발한 로봇 피킹 시스템(RPS)이 주인공이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물류 자동화 설비 무인화가 가능하다.

RPS는 정밀 로봇 제어 기술에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피킹 알고리즘을 접목, 유통사 물류센터에서 다품종 물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다다. 고도화된 물류 수요에 대응, 시스템을 중단 없이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현의 중추 역할을 한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RPS에 2만개 이미지를 입력했다”며 “모양과 형태별로 제품을 인식, 빠른 물류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기반 로봇 피킹 시스템이 제품을 분류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AI기반 로봇 피킹 시스템이 제품을 분류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에스에프에이는 물류센터 유통 설비를 비롯해 이차전지·반도체 부문에 AI 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개발했다. 1998년 회사 설립 당시에는 디스플레이 장비사로 출발했지만,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유통·이차전지·반도체로 저변을 넓혀 종합장비사로 거듭났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신성장 동력으로 스마트 팩토리 분야를 낙점하고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을 구성, 사업화에 착수했다. 디스플레이 설비투자 활성화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시점이다. 에스에프에이는 향후 업황 둔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 장비와 물류 시스템 전반에 스마트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 AI, 빅데이터 분석, 스마트센서 등의 핵심 요소기술을 개발했다. 초기에는 솔루션 기업 인수합병(M&A)도 검토했지만, 회사가 축적한 장비 데이터를 토대로 스마트화를 자체 구현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에스에프에이는 2017년 이후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R&D에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했다.

회사는 국내외 주요 유통사와 이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 스마트 팩토리 장비와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각 분야는 물류센터 고도화, 중장기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 반도체 초미세공정 도입 등으로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에스에프에이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에스에프에이의 고속 컨베이어 소터.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에스에프에이의 고속 컨베이어 소터.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에스에프에이는 AI 기술을 탑재한 유통 장비로 RPS, 지능형 자동분류시스템, 혼합 적재 설비(믹스드 팔레타이저) 등을 출시했다. 지능형 자동분류시스템은 AI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시스템으로 제품 외형·색상·문자 등을 분석해 바코드 인식 없이 상품을 점포별로 구분할 수 있다.

에스에프에이 지능형 자동분류시스템은 제품 분류 공정 효율을 바코드 인식 시스템 대비 15% 이상 높였다. 통상적인 딥러닝 OCR 솔루션을 적용할 경우, 신규 제품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이미지 추가 학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에스에프에이는 AI 기반 맞춤형 모델로 한글·영어·중국어·일어 등을 자동 학습할 수 있어 고객사 현장 테스트에서 분류 정확도가 향상된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스마트 솔루션은 정기 배송·예측 배송 서비스 등에서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 최근 유통사들은 소비자가 특정 요일에 동일 상품을 정기적으로 주문하거나 특수 환경에서 배송이 늘어나는 추세에 대응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AI와 빅데이터 유통 솔루션은 복잡한 물류센터 내에서 배송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품 적재 순서를 미리 정하여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적재하는 믹스드 파렛타이저.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품 적재 순서를 미리 정하여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적재하는 믹스드 파렛타이저.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차전지 부문에서는 3차원(3D)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기, 외관 검사기 등에 AI 기술을 활용했다. 검사 데이터를 AI 솔루션으로 분석하고, 이를 다시 장비에 적용해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 것이 핵심이다.

3D CT 검사기는 배터리 내부 전극 배열 상태를 점검해 화재와 폭발 요인을 살피는 장비로, 검사 속도 개선으로 효율성을 향상하는 게 중요하다. 에스에프에이는 저화질 이미지를 고화질로 바꾸는 딥러닝 AI 기술을 장비에 탑재, 검사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기존 외산 설비는 배터리 셀 1개 검사에 수십분이 걸렸지만, 에스프에이 장비는 4초가 소요된다. 이를 양산 라인에 적용하면 배터리 셀 전수검사가 가능, 전기차 화재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외관 검사기는 배터리 셀 외부 결함을 검출하는 장비다. 에스에프에이는 독자 개발한 AI 알고리즘과 특수 광학계 기술을 접목, 불량 검출률을 9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AI가 적용되지 않은 타사 외관 검사기의 불량 검출률은 60% 미만으로 알려졌다.

에스에프에이의 AI 기반 이차전지 외관 검사기. (사진=에스에프에이)
에스에프에이의 AI 기반 이차전지 외관 검사기. (사진=에스에프에이)

반도체 분야에서는 AI로 물류 효율을 10% 이상 개선한 웨이퍼이송장치(OHT)를 선보이고 있다. OHT는 반도체 공장 천장에 부착된 레일을 통해 웨이퍼가 담긴 통(FOUP)을 운송하는 자동화 설비다.

에스에프에이는 OHT에 AI 알고리즘과 예지보전(PdM) 기술을 적용, 반도체 공장의 물류 효율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최적 경로 분석과 고장 가능성 자가 진단 등으로 OHT가 멈추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OHT가 멈추게 되면 모든 반도체 공정이 연쇄적으로 중단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중단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또 에스에프에이 OHT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이동 속도가 초당 4.2미터(m)로 기존 제품보다 빨라 물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같은 기술은 유리 기판 등 디스플레이 이송에도 활용하고 있다.

에스에프에이는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사업을 확대, 회사가 보유한 전체 장비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AI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스마트 솔루션이 탑재된 장비와 물류 시스템을 국내외 다양한 산업 분야에 보급하고 있다”며 “에스에프에이는 스마트 팩토리 리더라는 비전을 가지고 최소 비용과 최고 품질, 최대 생산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미래 지능형 산업 현장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산(충남)=

에스에프에이의 OHT 장비. (사진=에스에프에이)
에스에프에이의 OHT 장비. (사진=에스에프에이)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