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워킹그룹이 아니라 스터디그룹이었습니다.”
올해 인공지능(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 위원으로 참여한 전문가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저작권 제도 개선 방향을 선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워킹그룹'을 구성,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간 운영했다. 저작권 학계와 법조계, AI 산업계와 창작자 등 현장 전문가와 이해관계자가 참여했다.
워킹그룹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매달 다른 주제의 이슈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발표를 통해 AI가 어떤 과정을 거쳐 글·그림·음악 등을 산출하는지, 기술적 특성과 저작권 쟁점, 저작권 법제도에 대해 다뤘다. '워킹(작업)'보다는 '스터디(공부)'에 가까웠다는 평이 나온 까닭이다.
AI 저작권 문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논의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논의가 진행돼도 두루뭉술한 큰 얘기만 오갔다. 다만 저작권은 어떤 분야보다 디테일이 중요하다. 산업 발전과 창작자 권리 사이에 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은 탓이다.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제도가 촘촘히 마련돼야 한다.
그럼에도 '시작이 반' 아니던가. 성과도 거뒀다. 문체부가 최근 공개한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 제작에도 워킹그룹 역할이 스며있다. 유럽연합(EU) 이후 정부 차원에서 AI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만든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올해를 잇는 AI 저작권 워킹그룹 2라운드가 새해 새로 열리게 된 것도 결실이다.
생성형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뿐 아니라, 관련 법제도 마련 등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AI 기술 발전은 이제 시작이나 다름없다. 향후 발생할 저작권 문제를 다루려면 현행 법과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법과 제도 설계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새해 AI 저작권 워킹그룹 2라운드가 올해 워킹그룹 토대 위에서 진정한 의미의 워킹그룹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까닭이다. AI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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