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중국 남성과의 결혼을 미끼로 자국 여성들을 중국으로 팔아넘긴 조직이 적발됐다.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공안은 인신매매 혐의로 여성 2명과 남성 1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남부 고원 지대인 닥농성 일대에서 빈곤층 여성들을 상대로 중국 남성과 결혼하면 거액의 지참금을 받을 수 있다고 꼬드겼다.
이어 여권, 비자, 건강 진단서 등을 발급받아 피해 여성들을 중국으로 데리고 간 뒤 각종 신원 관련 서류와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또 베트남으로 돌아가려면 중국인 남성들이 지불한 결혼 비용을 모두 갚아야 한다며 피해 여성들의 본국 귀환을 막았다.
조사 결과 이런 수법에 당한 여성은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이들 일당이 수십 명의 베트남 여성들을 중국으로 팔아왔다고 밝혔다. 일부 피해 여성이 중국을 탈출해 베트남으로 돌아온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인신매매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다. 베트남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신매매 88건에 대해 229명이 검거됐고 피해자는 224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인신매매 55건, 피해자 154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빈곤층 여성들이 대거 중국으로 팔려가고 있다. 대부분 가난한 집안 출신인 이들은 높은 수준의 임금을 준다는 거짓말에 현혹되거나 중국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현지로 넘어갔다가 폭력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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