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를 소프트웨어(SW) 중심 자동차(SDV) 체질을 갖추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 혁신을 이어가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SW로 진화하는 모빌리티 시대에 글로벌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접근이다. 전기·수소차, 자율주행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의료 등 모빌리티 사업 영역도 지속 확장한다.
정 회장은 3일 경기 오토랜드 광명 공장에서 신년회를 열고 “고객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기 위해 품질, 가격, 서비스 전 분문에서 경쟁력을 갖추자”고 주문했다. 이날 신년회는 정 회장 제안으로 글로벌 전동화 전초 기지 기아 광명 공장에서 그룹 계열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세계 경기 침체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되는 유례없는 위기에서 전동화를 비롯해 모빌리티 기업으로 혁신을 이루겠다는 정 회장 의지로 풀이된다.
◇정 회장 “기아 광명공장 전동화 '혁신'…차별화 이루자”
정 회장은 전기·수소차,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 차별화를 이루자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톱3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차종별로는 프리미엄, 고성능, 보급형 전기차 등 전기차 대중화에 나선다. 보급형 전기차는 EV3·4·5를 연이어 출시한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최초로 적용한다. SDV로 전기차 부품 및 차량 성능을 개선해 자동차 품질, 가격,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가격대를 2000~3000만원대로 낮춰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기아 광명 공장을 시작해 글로벌 전동화 공장 전환도 이어간다. 현대차그룹은 조만간 기아 광명 공장을 전동화 혁신 기지로 탈바꿈한다. 올해 상반기 EV3·4 15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공정에는 인공지능(AI), 로봇 기반의 지능형 생산 체제를 도입하고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모빌리티 사업장에 광범위하게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AI, 로보틱스, 의료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AI나 로보틱스, 의료 등 여러 가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CES2024에서 관련 기술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토요타그룹이 개인형 모빌리티(PM) 분야에서 전동 휠체어를 비롯해 모빌리티 산업 분야를 헬스케어 분야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등 계열사와 협력해 의료를 비롯 헬스케어 모빌리티 분야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연구개발 조직인 로보틱스랩은 앞으로 의료 분야 등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지능형 로봇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미리 준비하는 문화'를 주문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임직원 여러분이 대한민국과 세계를 이끄는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올해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자동차 730만대를 판매해 토요타·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